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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조합 설립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토지 소유자를 늘린 건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구역 주민 K씨 등 3명이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건설업체 측 재개발 조합 설립인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건설업체는 2008년부터 10년간 토지 지분을 209명에게 쪼개어 나눠준 뒤 토지 소유자 중 4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어 재개발조합을 세웠다. 이 중 194명의 토지 지분은 0.0005%∼0.002%, 건축물은 0.003%~0.0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구청은 2019년에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이에 격분한 K씨 등은 재개발 조합 설립 과정에서 건설업체의 지분 쪼개기가 있었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이 같은 정황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업체가 임직원과 지인 등에게 지분을 명의신탁하거나 형식적으로만 넘겼고 이를 통해 소유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렸다”며 원고 측 주장을 인정했다.
대법원도 “조합 설립 동의자 수 산정 방법을 엄격히 규정하는 도시정비법령을 어긴 행위”라며 “인위적으로 늘어난 소유자는 동의 정족수를 산정할 때 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한 관계자는 “토지나 건축물의 일부 지분을 양도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늘어난 소유자는 조합 설립 동의자 수를 산정할 때 제외해야 한다는 걸 보여 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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