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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띄어쓰기는 언제 시작되었을까? 최초로 한국어 띄어쓰기를 한 사람은 존 로스(John Ross·1842~1915) 목사다. 그는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최초로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쓴 책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 1877)에서 띄어쓰기를 처음 시도했다. 흔히 헐버트가 독립신문을 창간(1896)할 때 띄어쓰기를 적용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해서 헐버트가 띄어쓰기의 시작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존 로스가 훌륭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어문법사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북 사람에게 한국어를 배운 탓에 그의 한국어 교본은 온통 북한 사투리로 되어 있다. “멧뎡 죵이와 열두뎜 디네슴메” “밥이 되야넌야 안이 되야넌야” “되여슴메”….(조선어 첫걸음·12쪽)
이렇게 북한 사투리로 한국어를 가르쳤으니 존 로스 목사에게서 배운 선교사들은 모두 북한 사투리만 했을 것이다. 로버트 할리라는 연예인이 경상도 말을 기가 막히게 잘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상에는 공통적으로 쓰는 말이 있다. 당시에는 표준어 개념이 없었지만 ‘조선어 첫걸음’이 한양의 말을 중심으로 쓰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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