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백현동 200억 환수방안 보고받고… 신경 써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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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에 적시…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조건 변경 지시

김연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0 18:00:49

▲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사업을 통해 최소 200억 원의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조건 변경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현동·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사업을 통해 최소 200억 원의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조건 변경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142쪽 분량의 청구서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포함했다.

검찰은 “2015년 3월경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던 유동규가 민간업자 정바울 측에서 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면 200억 원을 확정 이익으로 제안했다는 사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이 대표는 용도지역 변경·공사 사업 참여 배제 등 특혜 제공으로 민간업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공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함에 따른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러한 주장을 내린 근거는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의 오랜 인연이다. 이 대표는 1995년부터 시민 운동을 하면서 김씨·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과 가깝게 지냈다. 2005년에는 김씨에게 “형님, 제가 내년 성남시장으로 출마를 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도움을 부탁한 정황도 검찰은 구속영장에 적었다.

특히 김씨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사비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2014년 지인들을 통해 차명으로 1000만 원을 ‘쪼개기 후원’하는 등 오랫동안 이 대표를 도운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김씨가 이 대표와의 인연으로 성남시 내부에서 ‘비선 실세’ ‘비제도적 최측근’으로 활동하는 등 각종 사업 인허가와 공무원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0억 원 확정 이익 제안 사실을 보고한 유 전 본부장 “백현동 개발사업은 인섭이 형님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 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구속 영장에 포함했다.

특히 김씨는 이 대표가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당시 위로차 방문해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이 대표 측이 5건의 경기도 공문을 불법적 방법으로 유출해 검찰 수사 대응 자료로 활용했으며 이 전 부지사의 최측근 인사·가족 회유·압박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보고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의 백현동·대북 송금 의혹 정황을 파악한 검찰은 “징역 11년 이상 36년 6개월 이하의 징역·무기징역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연주 기자 y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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