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 대사가 “북한과 한국, 어느 한쪽 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북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세간의 주장에 대해 “그런 증거가 있으면 보여달라”고 일축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러 군사협력이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인 것 같다는 질문에 “북·러 관계, 한·러 관계를 한 맥락으로 묶고 싶지 않다”며 “누구도 우리에게 ‘한쪽 편을 선택하라’고 한 적 없고 앞으로도 어느 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남·북한 양쪽 모두와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시작 이후 러시아의 행동을 전면적으로 지원해온 나라”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러 관계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최악의 관계에 있지는 않다”며 “관계 악화를 막을 수 있도록 서로 이익을 침해하는 조치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대러시아 수출금지 품목을 57개에서 798개로 확대하기로 한 조치를 겨냥한 발언이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그는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고 해서 전쟁 흐름이 바뀌거나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 군인들과 민간인들을 죽인 무기를 공급하는 나라와 정상적 관계로 발전하기는 어렵다”고 역설했다.
반면 북한의 대러 무기지원에는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북·러 간 군사협력을 기정사실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런 증거물이 있다면 하나라도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공신력 있는 증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더 나아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는 여전히 한반도 문제와 역내 현안을 외교정책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하려면 우선 상대방이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삼을 수 있는 행위의 수준을 낮추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위협을 느끼듯,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3국 군사협력에 위협을 느낀다”며 “해당 훈련에는 북한의 지도부를 침몰시키는 그런 모의 공격이 포함돼 있다”고 강변했다.
한편 지노비예프 대사는 2년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대방이 준비가 될 때 러시아도 진지한 평화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협상에 응하지 않는 것은 서방과 우크라이나"라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를 패배시키려는 서방국가들과 우크라이나의 노력은 지금까지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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