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다선 의원들이 국회의장직을 두고 서로 적임자라 암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26명이 국회의장으로 봉사했다. 대통령이 12명, 대법원장이 13명이었으니 삼부 수장 중 상대적으로 그 수가 가장 많다.
역대 국회의장 중 직책을 가장 잘 수행한 의장은 과연 누구인가? 다수당 소속으로 선수(選數)가 높은 사람으로 당이 내정하는 사람이 의장직을 맡는 정치적 관례를 떠나서는 입법부 수장의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관례를 두고 제기되는 문제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임기는 왜 꼭 2년이어야 하는가. 반드시 선수가 높아야 하는가. 반드시 원내 다수당 출신이어야 하는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득표율이 가장 높은 당의 몫으로 할 수는 없는가.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왜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는가. 선출직인데 청문회가 무슨 말이냐 할지 모르지만 의장이 되길 원하는 국회의원 모두를 놓고 청문회를 개최할 수 없는가. 청문회 개최 후 국회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선출할 수 없을까. 청문회 후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국회의장을 선출하면 어떨까….
어느 당이 의장직을 차지하느냐 하는 논의보다 어떤 요건을 갖춘 분이 의장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이 없다. 300명 국회의원 모두가 존경하는 그리고 국민이 신뢰하는 국회의장이 탄생하길 기대하면서 몇 가지 자격 요건을 제시해 본다.
첫째, 인간적으로 반듯하고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고 원칙을 중시하며 국정을 놓고 확고한 비전을 가진 애국심이 철철 넘치는 분이어야 한다. 국회의원도 국회의장도 봉사하는 자리이고 직책이다. 국회의장 자리를 가문의 영광을 위한 수단쯤으로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장 직책 수행을 위해 필요하면 자신의 목숨도 담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가.
둘째, 범법·탈법 행위를 일절 한 적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실 국회의원 중에는 실정법 위반으로 국립호텔(교도소)에 다녀오신 분이 너무 많다. 사연이야 어떠하든 국립호텔에 다녀오신 분은 국회의장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국회의장 재임 중에 뇌물을 받아 재임 후 사법 처리된 의장도 계시다. 국가의 수치이고 재앙이다. 재직 후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면 전직 직위를 박탈하는 규정 제정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셋째, 그동안 국회의원 활동을 충실히 하신 분이 의장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입법 활동이다. 자신의 명의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법안 발의를 열심히 했거나 여타 의정활동을 활발히 해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이 국회의장이 되어야 한다. 몇 번 당선되었다는 선수를 내세우는 국회의원은 많지만 국민을 위해 이러저러한 법을 발의 제정했노라고 자랑하는 국회의원이 주위에 얼마나 있는가.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을 두고 반듯하게 내세울 것이 없는 분이 어떻게 국회의장이 될 수 있는가.
넷째,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을 갖춘 분이 의장이 되어야 한다. 국회는 300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하여 도합 6000여 명의 인력이 일하는 기관이다. 국회의장 산하에 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도서관·연수원 등이 있으며 국회의원 1명당 7명의 보좌진이 함께하고, 연간 7700여 억 원의 예산을 쓰는 방대한 조직이 국회다. 역대 의장 중 자신이 입법부의 CEO란 생각을 하면서 조직 관리를 하신 분, 그래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분이 과연 있긴 한가.
다섯째, 국제적 감각이 넘치고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외국어는 유창하게 구사하는 분이어야 한다. 국회의장은 나라의 중요한 지도자이기에 외국어 실력이 국민 평균보다 당연히 위에 있어야 한다. 40대 이하 우리 국민은 남녀를 불문하고 평균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며 제2외국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통역 없이 해외출장을 갈 수 있는 국회의장을 언제 가져 볼 수 있을까.
어떤 분이 22대 국회의 의장으로 선출될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각 당의 지도부와 300명의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존경할 수 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회의장이 선출되길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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