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고환율 장기화와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기업 70% 이상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투자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반기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이 축소하겠다는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돼 올해 하반기 기업 투자가 상반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8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응답한 13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74.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대비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16.7%,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9.1%로 조사됐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 중 노후화된 기존 설비의 교체·개선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3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향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응답도 동일하게 31.8%로 조사됐다. 불황기에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응답이 13.7%로 뒤를 이었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고금리 등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 전망(33.4%) 원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16.7%) 등을 이유로 꼽았다.
마찬가지로 조사 대상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주요 투자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 △고금리(28%) △고환율(21.2%) △경제전망 불확실(16.7%) 등으로 응답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경협은 기업들이 고금리 등 통화 긴축 지속을 우려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전체적으로 상반기 대비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리려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주목할 대목은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4곳(43.9%)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계획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최근 AI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생성형 AI를 통해 생산공정 및 물류시스템을 효율화하는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투자활성화 시기와 관련한 조사에서는 응답기업 37.1%가 내년 상반기에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활성화됐다는 응답은 24.2%로 뒤를 이었고,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가 활성화될 거라는 응답은 15.2%였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 △투자 관련 규제 등 기업 규제 완화(25%)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 지원 강화(22.7%) △물가 안정(12.9%) 등을 꼽았다.
한경협은 올해 하반기는 글로벌 긴축 여파로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회복되며 금리·물가 등 주요 지표의 안정이 기대됨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은 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투자 여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 확대·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연구·개발(R&D) 인센티브를 통해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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