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차타기 폭주’…은행 가계대출 1115조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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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잔액 석 달 연속 증가세… 주담대 대부분 차지
주택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영향 커
2금융권은 가계대출 감소 전환…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0 12:00:00

▲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 원으로 전월(1109조6000억 원) 대비 약 6조 원 불어났다. 역대 최대치다. 7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석 달 연속 증가하며 1115조 원 넘어섰다. 역대 최대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조 원이나 불어났다. 대출 규모를 줄이는 2금융권과 상반된다. 주택거래가 늘어나고 정책대출 공급이 지속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 원으로 전월(1109조6000억 원) 대비 약 6조 원 불어났다. 역대 최대치다. 4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2월 1000조 원을 처음 넘어선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3월 1100조 원을 돌파한 뒤 3개월 만에 1120조 원 가까운 수준까지 불어났다.

주담대가 은행 대출 규모를 키웠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 잔액은 876조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3000억 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을 크게 웃돌았다. 증가 폭도 5월(5조7000억 원)과 비교해 6000억 원 확대됐다. 이 같은 급증세에 상반기 주담대 잔액 증가액은 20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활황이던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반면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37조4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 원 감소했다. 반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6월 중 은행 가계대출이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이 감소하면서 전월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숫자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가계신용 통계에 포함되는 직접 융자금 등을 포함할 경우엔 6조 원 미만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담대 잔액 확대 배경으로 △주택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국토교통부·부동산114에 따르면 9일 기준 5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3만9000건으로 4월(3만7000건) 대비 2000건 증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1만2000건을 기록한 뒤 매월 증가하며 5월에는 1만8000건까지 불어났다.

금리도 내림세다. 5월 예금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3.91%로 2022년 5월(3.90%)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10월 4.56%로 정점을 찍은 뒤 7개월 연속 내려가고 있다.

정책성 대출도 한몫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담대 증가액(6조3000억 원) 중 디딤돌·버팀목 대출 증가액은 3조8000억 원에 달했다. 한 달 전(3조9000억 원)보다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크다. 그밖에 은행자체는 4조 원 증가했고 보금자리론 등은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원 차장은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면서 주택 대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택시장 상황 변화와 대출 취급 형태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2금융권까지 합치면 금융권 대출 증가 폭은 다소 둔화했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조4000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5조3000억 원) 대비 9000억 원 줄어든 규모다. 2023년 말 대비로는 상반기 동안 7조9000억 원 늘어났다. 주담대는 6조1000억 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한 달 전보다 1조7000억 원 줄어들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금융권은 대출 감소로 전환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분기별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으로 1조6000억 원 감소해 전월 (-7000억 원)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1조 원), 여전사(-3000억 원), 저축은행(-3000억 원)은 감소했고 보험(200억 원)은 소폭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율이 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가계대출 급증세에 금융당국은 5일부터 은행권 현장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2일 임원 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p 인상했고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가계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3%p 올렸다. 우리은행도 12일부터 5년 주기형 주담대와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0.1%p 인상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9일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 금리를 0.1%p 인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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