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미국의 대선 과정을 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TV 토론 이후 특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젤렌스키를 푸틴이라고 소개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실수를 한 바이든의 모습은 핵심 후원자들조차 등을 돌리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암살 시도범의 저격’까지 받았다.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그의 머리 위로 성조기가 휘날리는 순간, 대선 결과는 정해진 것과 다름없었다. 아마도 이 사진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진으로 남을 것이다. 벌써 사진을 넣은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반(反)트럼프 세력은 음모론까지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몇 주 전 미 정보기관이 휴민트(인간정보)를 통해 이란의 암살계획 첩보까지 입수하고 경호 수준을 올렸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암살 시도가 발생한 것을 보면 오히려 방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중동권 테러리스트들도 테러를 목적으로 미국에 잠입하지 않고 속칭 ‘외로운 늑대(Lone Wolf·전문 테러 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유사한 경우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암살미수 사건 직후인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메인무대에 올랐다. 오른쪽 귀에 하얀색 붕대를 감고서 말이다. 그리고 이날 트럼프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39세의 젊은 청년을 지목했다. 바로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로 분류되는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다. 트럼프는 그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SNS에 ‘오랜 숙고를 거쳐 선택한 부통령직을 수행하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칭찬일색의 문장을 남기기도 했다.
밴스 상원의원의 입지전적 삶은 그 자체가 어느덧 희미해져 가는 ‘아메리칸드림’을 상징하고 있다. 백인이면서도 백인 주류로부터도 멸시를 받았던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의 후손으로 가난을 스스로 극복하고자 해병대에 입대하여 이라크 파병 등 5년간의 복무를 했으며 제대군인 지원 시스템으로 오하이오 주립대를 입학·졸업하고 곧이어 예일대 로스쿨 과정을 이수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이후 벤처캐피털(VC·창업투자사)을 설립하여 부(富)를 축적했으며 39세라는 젊은 나이에도 그가 저술한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가 미국 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일약 유명인사로 등극했다. 이후 그는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위치까지 오른다.
지금 유럽에서도 젊은 우파 정치인들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밴스 상원의원의 경우는 정치 시스템은 다르지만 미국 역시 젊고 유능한 우파 정치인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발점이 될 듯도 하다. 그도 한때는 반(反)트럼프 진영에 있었으며 트럼프를 ‘히틀러’라고 악평하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그가 왜 노선을 변경하여 트럼프 진영으로 들어왔고 더 열성적으로 스피커 역할을 하게 된 것일까.
그 답은 그의 자서전인 ‘힐빌리의 노래’에 나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 2주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옆집 마약중독자는 실업수당으로 어려움 없이 스테이크를 사 먹고 앞집 흑인 여성은 정부가 발급한 ‘푸드 스탬프’로 음료수를 구입하여 다시 파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복지제도에 기대 놀고먹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비웃는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매일 일터에 나간다는 이유로 조롱받고 있다”고 기술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신적 뿌리, 즉 국가정체성은 ‘청교도 정신’에 기반을 둔 ‘믿음과 성실성’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 ‘민주적 절차’에 있다. 그러나 아메리칸드림의 미국조차 좌파들에 의해 건국 정신이 무너지고 기생충들만 양성되었던 것이다. 미국 국민도 이제 지쳤다.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과 밴스와 같은 젊은 우파 정치인의 등장은 이를 대변하는 현상이다.
과연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좌파 정부 포퓰리즘 정책의 그림자와 망가져 버린 에너지·교육·경제·안보 시스템을 복구하기도 전에 4.10 총선 패배 이후 추동력을 잃은 정부는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듯 전 정부의 정책들을 답습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미국의 대선 이후 변화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트럼프 측은 연준(FED)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나 방위비 분담 액수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론 머스크가 매달 600억 원의 후원금을 트럼프 측에 지원하기로 한 만큼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장악도 예상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국가정체성을 다잡고 국익 보호를 위해 공화당 핵심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차기 행정부에 영향력을 끼칠 밴스 의원과의 교감 형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우리도 젊고 국가정체성이 뚜렷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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