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화오션이 인도해야 할 선박 납기를 못 지켜 지체보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인 가운데 무리한 작업을 강행해 야간작업 중 40대 노동자가 선박 내 3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올해 들어 5번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국정감사 소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12일 한화오션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쪽 설명을 종합하면 9일 밤 11시쯤 한화오션 조선소 4번 로얄독에서 건조하던 4375호선 위에서 노동자 A(40대)씨가 야간작업 도중 32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금속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중대재해는 위험 작업 중지 요청이 있었음에도 원청이 이를 거부하고 강제로 업무를 지시해 발생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당일 오후 6시 퇴근한 노동자를 원청의 지위를 이용해서 출근시켜 작업을 지시했고 출근한 노동자들은 사고 위험을 경고하면서 작업을 거부했지만 원청은 작업을 강행시켰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핸드레일에는 발끝막이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그 사이로 노동자가 추락한 것”이라며 “결국 원청은 추락 위험을 방지 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 작업을 강행시켜 발생한 것이고 노동자의 말만 들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고는 명백한 불법적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것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생산을 우선시하는 경영주의 회사 운영 때문이다”며 “실질적 경영책임자 구속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6월 국내 선주가 2021년 발주한 컨테이너선 6척의 인도 시점을 올해 11월 말로 연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현재까지 2척 인도했으며 4척을 건조하고 있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정식 등록되지 않은 임시업체가 현장에 다수 투입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임시업체는 정식업체 대비 안전관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사고를 당한 A씨 역시 임시업체 소속이다.
이런 가운데 올 초 한화오션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1억 원이 넘는 과태료를 납부하기도 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추락이나 부상 위험이 있는 장소에 경고 표시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도 미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회사의 안전 관리체계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한화오션을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중대재해법) 적용 여부를 가리기 위해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5명이다. 중대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3명, 온열질환 의심 사망이 1명, 원인불명 익사가 1명이다.
연이은 사망사고에 일각에서는 올해 한화오션 경영진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음 달 7일부터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올해 환노위에서는 중대재해법과 관련한 증인 채택이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환노위 소속의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한화오션 경영진의 국감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위원실 관계자는 “현재 한화오션에서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이 문제를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추석 연휴가 지나고 환노위 차원의 증인 채택 절차 등 일정을 거쳐 소환 여부를 의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사과문을 통해 “회사 발전을 위해 애써 주시는 근로자분과 한화오션을 믿고 선박 건조를 맡겨 주신 선주분들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도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며 “회사 차원의 모든 조치를 강구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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