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州 "트럼프의 정책뒤집기·연방기금 보류와 싸울 것"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인구감소·재정적자 증가에도 352억 원 소송비 입법 중
AP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 구도로 승소 전망은 불투명"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3 17:16:05

▲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왼쪽) 주지사가 2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 청사에서 법무장관 로버트 본타와 이야기하고 있다. 내년 1월20일 이후 차기 정부와 이민자·친환경 관련 정책으로 부딪힐 전망인 가운데 연방정부와의 소송을 위해 약 352억 원을 지원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캘리포니아의 인구 감소와 재정 적자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 블루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주)인 캘리포니아주가 내년 1월20일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적극 대항할 태세다. 우선 소송 자금 지원을 위한 예산 마련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예산위원회 위원장인 제시 가브리엘 하원의원(민주)이 2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정부를 상대로 신속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주 법무부와 각 기관에 최대 2500만 달러(약 351억9000만 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의원은 생식의 자유(낙태권)·기후행동·이민자(불법 난민) 가족 및 재난 구호 등에 필요한 연방 기금을 불법 보류하려는 차기 행정부의 모든 노력”을 “잠재적 소송 사유”로 규정했다. 이어 “항상 연방 파트너와 협력하길 희망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적 조치로부터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강력하게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트럼프1기 때 연방정부 상대로 120여 건의 소송을 진행해 몇몇 건에서 승소한 바 있다. 가브리엘 의원은 이번 예산 책정 법안이 특별 회기에서 통과돼 내년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발효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다만 AP통신 등 미 언론은 현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의 구도라서 트럼프정부 측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20억 달러(약 2조8150억 원) 적자 예상 등 캘리포니아주 재정 상태도 문제다. 이번에 책정하려는 소송 대비금이 트럼프1기 당시 지출한 약 4200만 달러보다 훨씬 적다.

세계 4위 경제력과 미국 내 최대 인구를 자랑하던 캘리포니아였으나 규제를 피해 텍사스 등 공화당 지역으로 기업들이 빠져 나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주요 기업 본사 이전도 대표적인 사례다. 캘리포니아에선 2035년까지 팔리는 모든 차량의 친환경을 의무화했으며 불법이민자 포함 모든 저소득층에 건강보험을 제공한다. 다른 주 여성들의 원정 낙태도 지원한다. 이에 대한 불만이 2024 대선 때 캘리포니아에서조차 트럼프 득표 증가로 나타났다고 평가된다.

이런 경향이 가속화된 조 바이든 정부 이래 4년간 4000만이던 인구 역시 3897만 명으로 줄었다. 천혜의 땅 캘리포니아가 자연보호 원칙 아래 숲 관련 산업을 철저히 금함으로써 방치된 낙옆 때문에 오히려 산불이 늘었고 약자·소수자 배려는 불법이민·노숙자·범죄·동성애 증가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현실 속에 연방정부와의 소송전을 준비 중인 캘리포니아의 미래가 주목된다.

앞서 민주당 내 유력 대선 주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2기의 ‘정책 뒤집기’ 시도를 막겠다며 관련 소송에 필요한 추가 법률 자금 지원을 주 의회에 요청하고자 12월 주의회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소중한 자유가 공격받으면 가만있지 않겠다. 이런 도전에 직면한 경험이 있으며 대응 방법을 안다”면서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트럼프 당선인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우리 (주) 헌법과 법치 수호를 위해 다른 주들과 연대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