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역대급 실적 기대에도 주가 눈높이는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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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8곳 작년 예상 순이익 총 8.3조 원으로 전년比 22%↑
증권가 삼성 제외한 보험사 6곳 목표주가·투자의견 하향 조정
불확실한 배당 여부가 악재로 다가온 듯… “투자 매력 제한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9 11:13:00

▲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최근 현대해상·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동양생명 등 상장 보험사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스카이데일리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 기대에도 주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체 업종 중 유일하게 주가가 뒷걸음질했고 증권가 전망도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이 같은 흐름은 한화생명·현대해상 등 중대형 보험사들이 당분간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로 풀이된다. 보험계약 해지 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배당 계획에 발목을 잡았다는 판단이다.

19일 스카이데일리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확인한 결과 2024년 주요 보험사 8곳(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총 8조282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조8084억 원) 대비 21.7% 늘어난 규모다. 종전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7조1090억 원)을 1조 원 이상 넘어선 규모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8057억 원에서 1조1309억 원으로 4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예상 순이익 3821억 원)이 31.4%로 뒤를 이었다. DB손보(1조8636억 원)도 21.3% 증가할 전망이다. 이어 삼성생명(1조6661억 원) 20.5%·삼성화재(2조864억 원) 18.9%·한화생명(7291억 원) 18.3% 등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앞두고 있다.

호실적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지만 증권가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삼성생명·삼성화재 2곳을 뺀 나머지 보험사에 대해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통상 증권사들이 리포트에서 ‘매도’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꺼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 의견인 셈이다.

KB증권은 14일 현대해상·한화생명·동양생명 목표주가를 각각 2800원·350원·900원 내리고 투자의견을 모두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SK증권도 현대해상·한화생명·동양생명·한화손보 목표주가를 4000원·300원·500원·600원 내렸고 미래에셋생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NH투자증권도 DB손보의 목표주가를 6000원·7000원씩 떨어트렸다.

주가도 내림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사 10곳을 담은 KRX 보험 지수는 17일까지 올해 들어 1.17% 하락했다. KRX 지수 34개 중 유일한 마이너스(-) 행보다. 같은 기간 5.17% 오른 코스피 지수를 크게 밑돌았고 KRX 은행(3.37%)·증권(2.49%) 등 타 금융업보다도 부진했다.

증권가·투자자가 보험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올해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 보험사 배당은 순자산에서 미실현이익·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을 차감한 금액으로 실시되는데 아직 쌓지 못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큰 상황이다.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 해지 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료 재원을 뜻한다.

보험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이 추가로 쌓아야 할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준비금 적립예정 금액은 1조1712억 원으로 컸다. 현대해상의 준비금 적립예정 규모도 1조760억 원에 달했다. 한화손보는 3539억 원·동양생명은 3309억 원·미래에셋생명은 1398억 원 규모였다. 이를 반영하면 이들 5곳의 조정순이익(순이익-적립예정)은 모두 마이너스다.

지급여력(K-ICS) 비율이 낮아 제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점도 악재다. 금융당국은 작년 10월 K-ICS 비율 200% 이상이면 준비금의 80%를, 비율이 150~200%이면 90%를 쌓도록 해약환금준비금 제도를 개선했는데 3분기 기준 한화생명(164.1%)·현대해상(170.1%)·한화손보(178.2%)·동양생명(160.3%)·미래에셋생명(193.8%)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200%를 밑돈다.

이렇다 보니 배당 공시는 소극적이다. 한화생명·현대해상·한화손보·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 중 한화손보를 제외한 4곳은 17일 현재까지 2024년 결산배당 기준일과 관련한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현대해상은 2001년부터 20년 넘게 배당을 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클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영향으로 배당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며 “실손보험 관련 제도 개선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만큼 보수적 관점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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