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N잡러 보험설계사 과연 좋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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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입 창출 위한다지만 전문성·계약관리 의문점이 드는 것은 사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04 10:50:24

국내외 크고 작은 이슈들로 경제와 관련된 소식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접하고 있는 요즘 필자의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바로 N잡러를 위한 보험설계사 채용에 관한 것이다. 여러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수입을 올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공간과 시간의 제약 조건이 없기에 N잡러를 꿈꾸고 있거나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있다는 ‘N잡러 보험설계사’에 관한 내용의 글이다. 기사의 내용만 본다면 정말 혹하는 좋은 취지의 글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로서 본업을 15년 지속해 온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짚어보고 싶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보험설계사 이미지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챗GPT를 활용해 한국에서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을 질문해 봤다. 그 결과 다섯 가지의 인식과 함께 결론을 내줬는데 다섯 가지의 인식 중 ‘신뢰도와 전문성 부족’, ‘나쁜 경험을 가진 소비자들’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조금 씁쓸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설계사가 신뢰도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직업임에는 부정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AI라고 할지라도 콕 짚어 이야기하니 괜스레 허탈했던 것 같다.

이것이 보험설계사의 현주소다. 수많은 소비자가 보험 하나 정도는 가입해야 하니 각자 찾을 수 있는 가입경로를 통해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지만 정작 보험 가입 후 제공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관리 또는 전문적인 지식 전달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N잡러 보험설계사라고 하면 필자 입장으로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N잡러의 경우 결국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생각을 가지고 이 업계에 잠시 발을 내밀었다가 결국 ‘쉽지 않네’라는 생각과 함께 그만두거나 무책임하게 자신의 업무(책임)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불 보듯 훤하다.

물론 일반 보험설계사와 비교해 제약 조건이 없어 의외로 그만두지 않고 N잡러 보험설계사로 계속해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지속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상품 판매와 수당에 초점이 맞춰진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필자가 상담하면서 한 번씩 겪는 일을 예로 들자면 보험설계사 활동은 실제로 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보험설계사로 등록은 돼 있으니 자신에게 보험 가입하면 보험료 대납 또는 현금 지급을 해주겠다는 지인 또는 가족분들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보험설계사와 보험회사는 별개다.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보험상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해 최대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보험설계사가 많아서 나쁠 것은 없다. 보험회사는 최대한 많은 보험설계사를 채용(위촉)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앞에서는 고객관리, 불완전 판매 근절, 전문성 있는 플래너 보유 등을 이야기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 영업현장은 보험설계사 한 달에 N명 채용하기, 반복적인 상품교육, 지인 명단 작성 후 강제적 전화 돌리기, 자신들의 뜻대로 영업을 해주지 않으면 아직도 관리자로부터 직장 내 무시까지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요즘 시대의 흐름에 맞게 N잡러 보험설계사를 고용해 교육하고 회사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험계약으로 생긴 문제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설계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에서 일단 보험설계사를 뽑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또 보험회사가 현재 보험시장에서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조금 깊게 고민하고 있다면 이렇게 쉽게 ‘월 1000만 원 수입도 가능…’ 이란 자극이 될 수 있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우회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험 상담현장에서 수많은 고객과 상담하면서 보험설계사의 신뢰도와 전문성 부족에 관한 부분을 수도 없이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지속적으로 보험설계사로 상처받는 일과 강매 아닌 강매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N잡러 보험설계사 채용과 관련해 보험회사가 현재의 보험설계사 인식에 대한 현주소를 같이 통감하며 그 어떤 조직보다도 철저한 교육과 검증된 보험설계사 채용(위촉)에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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