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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뭐길래?', '찰스 다윈은 동물과 인간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에 관심이 많았다...'))
찰스 다윈은 동물과 인간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이라는 저서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사점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인간과 고등동물, 특히 영장류는 몇 가지 본능을 공유하고 있음이 충분히 밝혀진 듯하다. 둘 다 동일한 감각·직관·지각을 갖고 있으며 열정·애정·감정이나 좀 더 복잡한 질투·의심·경쟁·감사·아량도 마찬가지다. 둘 다 상대를 속이기도 하고 상대에게 복수하기도 한다. 때로는 조롱을 받기도 하고 유머 감각도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둘 다 놀라움과 호기심을 보이며 모방·주의력·숙고·선택·기억·상상·관념의 연상·이성도 동일하다.”
그의 말대로 동물은 인간처럼 다양한 감정을 가진다. 닭이나 오리는 인간처럼 삼각관계를 맺기도 하며 서로 간에 경쟁과 질투 또한 극심하다. 캥거루는 친숙한 사람과 장난을 칠 줄 안다. 연못가에 서 있는 사람 등짝에 펀치를 날려 물에 빠뜨리고는 아주 신나 한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놀이를 할 줄 안다. 특히 강아지는 심심할 때 주인이 아끼는 물건을 입에 물고 냅다 달아나 쫓아오는 주인을 놀이에 끌어들여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강아지 옆에서 잠을 자 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얼마나 자주 꿈을 꾸는지 느낄 수 있다. 꿈속에서 그들은 흐느끼기도 하고 웃기도, 짖기도 한다. 우리가 잠꼬대를 하듯 짖는 소리는 낮고 잠겨 있다. 때로는 몸을 떨기도 하고 헐떡이기도 한다. 강아지는 낮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거나 일어났으면 하는 일을 상상하는 중이다.
동물학자의 실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상을 한아름 받은 원숭이는 그 먹이를 다 누리지 못한다. 다른 친구에게도 상을 나누어 주라고 학자들에게 눈짓을 보내며 스스로 자신의 상품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꽤 복잡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다. 실험에서 부당한 보상을 받은 원숭이는 그 보상을 헌신짝으로 여겨 내동댕이친다. 옆 친구의 보상은 포도이고 자신은 오이를 받을 때 실험을 거부하거나 상품을 내던진다. 불공정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동물행동 연구자들은 많은 동물들이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고 학습과 지적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인간과 여러 가지 감정 상태를 공유한다는 데 동의한다. 다윈은 또한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 그러니까 인간만이 지닌 특성을 찾는 데도 몰두했다. 다음이 그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인간의 가장 고귀한 특성인 모든 생물체를 향한 사심 없는 사랑은 정말로 그들의 이해력을 뛰어넘는 것이라는 사실을 유인원은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이 구절은 나의 마음에 쿵! 하고 울렸다. 인간만이 생명을 향해 사심 없는 사랑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말인가? 지구에서 가장 발달한 종인 인간의 비밀은 바로 이것이라고 다윈은 거침없이 주장했다.
그런데 다윈 이후 동물행동학은 많이 발달했고 우리는 다른 생명체를 ‘사심 없이’ 사랑하는 수많은 동물을 목도하고 있다. 혼자 길 가다 함정에 빠져 사자의 공격을 받는 코뿔소의 울음을 듣고 몰려온 코끼리떼의 조건 없는 사랑을 본다. 코뿔소 동료들이 그를 도울 수 없어 결국은 사자들을 피해 달아난 후, 그에게 다가와 불쌍한 그를 살리려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 보는 코끼리 무리의 생명 사랑을 본다. 결국 이 광경은 야생을 돌보는 사람들의 눈에 띄고 코뿔소는 인간에 의해 구조된다.
야생을 지키는 사람이나 동물학자는 자연의 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여느 날처럼 헬기로 순찰하던 레인저들이 아주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코끼리 한 무리가 한 곳에 모여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들은 웅덩이에 갇힌 코뿔소를 구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종을 초월한 코끼리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은 레인저들의 가슴을 두드렸고 결국 코뿔소 구조작업에 나서기로 결정한다.
가끔 동물들은 고귀한 인간의 지위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동물원에서 난간 아래로 떨어진 꼬마를 알파 침팬지가 끝까지 보호해 주기도 하고. 상어의 습격을 받을 뻔한 다이버를 고래가 입안에 넣어 살려 주기도 한다. 인간이 자신의 위대함과 존엄성을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동물들은 인간을 이종(異種)으로 인식하고 인간에게도 똑같이 ‘사심 없는’ 사랑을 퍼붓는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생명사랑은 많은 생명체들의 공통된 본능이다. 이제 우리 잘난 인간들도 정신을 차릴 때가 왔다. 찰스 다윈이 지금의 연구 성과를 알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간은 이제 다른 동물들처럼, 그리고 다른 동물들보다 더, 모든 생물체를 향한 사심 없는 사랑을 아주 정교하게 묵묵하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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