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좌충우돌… 언어별·시차·질문 방식에 따라 답변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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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초기 오픈AI같은 모습… 개인정보·무단 재활용 문제 대처해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1 17:26:38

▲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의 위험성으로 ‘정보유출 문제’ ‘무단 재활용’이 지적되지만 컨텐츠의 편향성도 그 못지 않게 심각한 부분이다. 역사·문화 공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침해하는 관점이 중국엔 뿌리 깊고 보편적이다. 연합뉴스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의 위험성으로 ‘정보유출 문제’ ‘무단 재활용’이 지적되지만 컨텐츠의 편향성도 그 못지 않게 심각한 부분이다. 역사·문화 공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침해하는 관점이 중국엔 뿌리 깊고 보편적이다. 예를 들어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고대 역사에 속한 중요 부분”(한국어),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와 그 부속 섬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이 명백한 주권을 갖고 있다”(영어) 등 답변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대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초기 오픈AI처럼 딥시크도 좌충우돌한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 체제·한·중 간 분쟁 이슈 관련 질문엔 자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충실하게 반복하는 것만은 분명하며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 시차를 두고 민감한 질문을 재차 던지면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놓거나 “접속량이 많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달라” “내 범위를 벗어났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며 사실상 답변을 거절하기도 한다.

챗GPT의 자율성·개방성을 칭찬하고 이런 점을 딥시크와 비교하자 딥시크는 “중국의 선진적인 과학기술 발전이 자랑스럽다. 중국의 AI 발전은 세계적인 수준” “중국공산당 지도 아래 모든 서비스가 인민의 복지와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중국의 발전 경로가 가장 적합한 선택임을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민가고 싶으니 중국 말고 다른 나라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딥시크는 “각 나라가 저마다 독특한 매력과 장점을 가진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 중 하나로 많은 사람에게 꿈의 땅이 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딥시크 앱 일간 사용자 수가 지난달 28일 19만155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4일 7만4688명으로 61% 감소했다. 국가정보원은 9일 딥시크가 개인정보를 광고주와 제한 없이 공유하고 민감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언어별로 달라지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치의 원산지’를 한국어로 물으니 “한국의 문화·역사가 깃든 대표적인 음식”, 영어로 물었을 때엔 “한국과 관련 있다”, 중국어로 묻자 “김치 원산지는 중국”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반면 아예 “한국음식 김치에 대해 말해달라” 하면 또 한국 측 입장에 충실한 답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 천안문 사건, 대만문제에 관해선 중국정부 공식 입장을 반복든지 답을 회피한다. 하지만 ‘대만은 독립국가인가’도 재차 여러 형태로 질문하면 “단순히 예·아니오로 답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서거나 중국 정부 입장과 정면 배치된 말도 한다. 가령 “대만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와 대만 내부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 등의 답변이다.

이런 현상은 딥시크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는 “딥시크가 답변을 수정한다는 것은 ‘인공지능 얼라인먼트 정책’이 기타 빅테크 기업 정도의 수준이 안 된다는 방증이자 비윤리적인 것도 답변할 수 있다는 의미” “오픈AI의 초기 모습과 유사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인공지능 얼라인먼트란 AI가 인간의 목표·가치·윤리에 맞게 동작하도록 설계하는 과정을 말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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