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여전히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보험설계사 채용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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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27 10:00:43

처음 이야기 꺼낸 것이 몇 년 전인지 오래되어 기억도 나질 않는다. 보험설계사로서 지난 15년 넘게 해오면서 바뀌지 않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보험설계사 채용방식이 있다. 바로 가까운 지인의 부탁으로 보험설계사 시험만 보면 된다고 해놓고 합격 이후에 처음과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보험조직에 관한 이야기다. 모든 조직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아직도 이러한 방식을 공공연하게 고집하는 보험조직들이 생각보다 곳곳에 널려 있다는 것을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럽다고 이야기하는 점이다. 만약 지금도 이와 유사한 권유를 받았거나 받게 된다면 다음의 두 가지 정도는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번째로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다. 적잖은 분들이 보험설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합격하는 과정에서 소액의 금전적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시험만 보면 되고 교육하는 동안 교육비를 받을 수 있으니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냐는 식의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실로 보험설계사를 하려고 마음을 먹고 시작을 하는 분들에게는 상관이 없을 수 있으나 단지 부탁만 받고 하는 것이라면 난감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다. 보험영업은 생각하지 않고 부탁만 받아 시험만 보고 합격했을 뿐인데 보험실적에 관하여 압박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설계사 등록 후 보험영업에 관한 업무를 하지 않았을 경우나 시험을 보기도 전에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 중도에 그만두었을 때는 때론 지원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만약 위와 같은 부탁을 받게 된다면 무엇보다 먼저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을 절대 가볍게 그리고 만만하게 보지 않고 냉정히 판단하여 거절 또는 승낙을 했으면 한다. 물론 각자의 생각과 사정이 있겠지만 필자의 의견은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누군가가 부탁을 했다고 해서 시험 한 번 봐줄 수 있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싶다. 만약 변호사·회계사·세무사·각종 기능사 자격증 시험 등을 봐 달라는 부탁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억지 비교라고 할 수 있다. 시험의 난이도와 전문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험설계사라는 직업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와 직업적 소명의식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 직업이 적어도 누군가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직업은 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그렇게 억지로 떠밀려서 일하게 되었고 몇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고 하나 만약 그만두게 되면 도대체 그 책임은 누가 지게 된다는 말인가. 그 계약들을 다시 맡게 되는 보험설계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돈을 벌어준 보험계약은 아니니 자연스레 관심의 뒤편으로 물러나는 것이 영업현장의 현실이다. 결국 사람도 잃고 돈도 잃고 신뢰도 잃고,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인식 또한 후퇴만 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 뿐이다.

불과 지난주에 지인으로부터 이같은 고민을 듣게 됐다. 친구의 부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에 응시하여 보험회사에 등록이 되었는데 우선 자기 계약부터 넣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냐며 필자에게 묻는 것이었다. 자기계약 30만 원 정도는 다들 넣는다면서 그래야 다음 달에 급여도 발생한다고 들었다고 한다. 같은 보험설계사로서 정말 부끄러웠다. 채용방식 또한 그러한 조직들만의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는 보험설계사 채용이라면 기꺼이 비판하고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보험설계사 채용방식이 널리 알려져 줄어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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