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º
습도 75%
춘천 2º
습도 85%
광주 8º
습도 95%
 러·우 전쟁의 ‘30일 휴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러·우 전쟁의 ‘30일 휴전’ 추진에 합의했다. 관건은 러시아 측이 수용할지 여부다. 미·러 정상의 통화나 고위 인사 접촉 등을 통해 휴전안 수용 설득에 성공하면 2022년 2월24일 시작된 전쟁이 일단 멈춘다. 이날 미국 측 마코 루비오(구무장관)·마이크 왈츠(국가안보보좌관), 우크라 측 안드리 예르마크(대통령 비서실장)·안드리 시비하(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우(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9시간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다.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으며 이는 러시아의 수락과 이행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임을 러시아에 이해시켜 줄 것”을 기대했다. 이에 미국은 “정보공유 중단을 즉시 해제하고 우크라이나 안보지원(무기지원) 재개”를 약속했다. 특히 ‘우크라의 장기적 안전보장’과 ‘광물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정’의 조속한 체결에 합의했음이 강조됐다.
또 “양국은 협상팀을 꾸려 우크라이나에 장기 안보를 제공할 지속적 평화를 위한 협의를 즉각 시작하기로” 했으며 “양국 대표단 모두 우크라 국민의 조국 수호에 보여준 용기를 높이 평가했고 지금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과정을 시작할 적기임에 동의했다.” 성명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휴전안 수용을 설득하기 위해) 러시아로 가야 한다. 푸틴도 (휴전안에) 동의하길 바란다”며 미·러 당국자가 11일이나 12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들도 트럼프 측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며 ‘금주 내 푸틴과 통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젤렌스키를 백악관에 다시 초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엔 “물론,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가 최근 트럼프에게 사과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날 늦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정보 공유를 재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의 균열을 노출해 우위를 상실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휴전안에 동의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휴전안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선 “우크라이나를 때려 협상 테이블에 끌어낸 다음 러시아가 화답하도록 쥐어짜기하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논평했다.
평화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유럽도 더욱 분주해졌다. EU와 영국이 ‘30일 휴전안’ 등 미·우 고위급 회담 결과를 환영하며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고 압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공동 입장문에서 휴전안을 “우크라의 포괄적인 정의롭고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긍정적 전개”로 보며 러시아가 응할 것을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성명을 내 “이 놀라운 돌파구를 축하한다. 최대한 빨리 안전한 평화에 도달하도록 노력을 배가하자”면서 러시아의 호응을 요구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선 34개국 군 참모총장 및 군 대표들이 모여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관련 회의가 열렸다. AFP·AP 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순간”임을 호소했으며, 참석자들 모두 우크라 안전보장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그 역량과 분리돼선 안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12일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 등 5개국 국방장관이 파리에 모이며 유럽연합(EU)과 나토 대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참석한다. 스타머 총리는 15일 세계 각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주재해 ‘의지의 연합’ 논의를 이어간다. 2일 대면 회의에 이은 후속 노력이다. 유럽 및 영연방 국가를 중심한 약 20개국이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평화유지군 규모조차 미지수로, 3만명 미만부터 3만∼5만명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핵심은 ‘(전쟁 재발 방지) 억지력’인데 우크라를 포함한 서방과 러시아 시각이 판이하다. 서방에선 러시아의 재침공시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이 명확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나토가 동쪽으로 세력을 늘리지 않겠다’는 소련 해체 당시의 약속과 민스크협정 파기의 서방 측 책임엔 일체 함구한다. 미군의 개입 가능성이란 조 바이든 정부때부터 부인됐으며 트럼프에겐 더더욱 상상하기 힘들다.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 미국을 기본적으로 낮춰보는 EU 엘리트들 자세에 트럼프의 반감이 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초격차 우월성’을 상실한 미군의 복원이 시급하다.
미국은 러시아 설득을 위해 전방위 접촉에 돌입할 방침이다. 루비오 국무장관이 “여러 채널로 휴전안을 러시아에 전달할 것”,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수일 내 러시아의 카운터파트와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다만 주요 외신 사이에선 러시아의 동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이미 우세하다. 쿠르스크를 포함해 주요 전선에서 크고 작은 승리를 거두며 진격 중인 러시아로선 우크라 입맛의 휴전안을 수용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일 듯 시늉만 하다 뭔가를 트집 잡아 결국 깨뜨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가디언에선 이번 협상 의제로 오르지 않은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나 유럽 평화유지군 문제 등을 쟁점으로 내세울 여지를 지적했다. BBC방송은 “변덕스럽고 불안한 트럼프”를 우려하며 “젤렌스키가 언제든 공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