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비야디 ‘5분 충전·400km 주행’ 예고… 테슬라 주가 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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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용 모델들 5500만 원 전후로 예약판매 개시
‘딥시크’ 정도의 충격파… 전기차 ‘게임체인저’ 될까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9 20:38:39

▲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중국의 비야디(BYD)가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 선전 문구를 내걸고 출시를 예고했다. 전기차 업계 '게임 체인저' 가능성에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 주가가 대폭 하락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중국의 비야디(BYD) 왕촨푸 회장이 '내연기관차 주유와 같은 속도의 충전'을 추구한다며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 BYD(비야디)에서 초고속 충전 시스템 출시를 예고하자 선발주자이자 경쟁자인 미국의 테슬라 주가가 이틀째 대폭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18일 오후1시(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4.24% 내린 227.92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에도 4.79% 하락한 바 있다. BYD가 5분 충전으로 400㎞ 주행 가능한 ‘슈퍼e-플랫폼’을 발표해 세계적 충격을 주면서다. 슈퍼e-플랫폼 적용 차량이 내달부터 판매되며 중국 전역에 초급속 충전소가 4000개 이상 설치된다고 한다.

BYD 말대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에 1000V 고전압과 1000kW 전력을 제공하는 새 배터리·충전시스템을 장착하면 15분 충전·275㎞ 주행인 테슬라 슈퍼차저, 지난주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CLA 전기차 세단의 10분 충전·325㎞ 주행보다 앞선다. 왕촨푸 BYD 회장은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차 주유 시간만큼 짧게 하는 게 우리 목표”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100㎞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단 2초”임을 강조했다. 슈퍼e-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 ‘한L’ 세단과 ‘탕L’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각각 27만·28만 위안(약 5500만 원)에 예약판매를 개시한 상태다.

BYD 측이 밝힌 충전시스템이 시판되면 중국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촉매제가 되면서 최근 고전 중인 중국 내 테슬라 입지는 한층 악화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경쟁력을 넘어 이제 첨단기술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 설립자 토머스 손튼이 “전기차 구매에 최대 장애물 중 하나가 주행거리 불안감과 긴 충전시간”이라며 “이 큰 문제를 해결할 기업이 있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BYD가 저가 모델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시스템 ‘천신(天神)의 눈’을 무료 제공한다고 밝힌 가운데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올랐다. 이날 홍콩증시에서 BYD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한국시간 오후 4시7분 기준 전장 대비 3.94% 오른 400.80홍콩달러에 거래됐다. 장 초반 전장 대비 6%가량 오른 408.8 홍콩달러를 찍어 지난달 기록한 신고가에 다시 한번 도달했으며, 시가총액이 포드·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 시총 합계보다 많은 1620억 달러(약 235조 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투자회사 앱투스캐피털 자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이비드 와그너는 “테슬라 핵심 역량의 경쟁 우위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매쿼리캐피털에선 “BYD의 전략적 전환이 진행 중이라는 또 다른 신호” “가격·디자인 경쟁이나 틈새시장 진입보다 규모와 핵심 기술을 이용한 차별화 전략” “고객들에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꿀 더 명확한 길을 제시한 것”으로 짚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요안나 첸은 “신모델 출시 흐름”을 예견하며 작년 BYD 판매량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순수 전기차 모델을 앞섰는데 이 흐름이 다시 뒤집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차지웨이의 창업자 매트 테스케는 BYD의 슈퍼e-플랫폼 출시로 인해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기술 분야의 선두에서 후발자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BYD에서 어떤 종류의 배터리를 사용했는지, 또 배터리 크기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다만 이번 BYD의 배터리 충전 혁명이 생성형 인공지능(AI)모델 ‘딥시크’(深度求索)만큼이나 중대한 의미를 내포한다는 측면이 주목된다.

10일 출간된 ‘딥시크 딥쇼크’는 중국이 어떻게 미국 등 서방 주도의 기술봉쇄를 뚫고 최고 가성비 AI를 선보일 수 있었나 문맥에서 중국 특유의 ‘천재양성시스템’과 ‘열기’를 상세히 소개했다. 딥시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량원펑과 AI 부문 선발주자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 서구의 엔지니어 출신 CEO들 배경·이력·성향 차이도 꼼꼼히 다룬다. 중국에선 창의성에 기반한 성공이 불가능할 것이란 통념을 뒤엎어 새삼 놀라움을 준다. 이 모든 게 ‘애국’ 열풍 속에 공유된다는 것, 첨단과학 엘리트의 출세가 국가적·국민적 성취로 받아들여지는 사실 또한 미·중 대결의 복잡다단함을 일깨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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