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교수 중심으로 중·고교 통합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중복 응시 등을 골자로 하는 파격적인 교육 개혁안이 제시돼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대교수회는 14일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에서 현행 중·고등학교 학제를 ‘중등학교 6년제’로 통합하고 1년에 수능 시험을 3·4번 중복 응시하는 방안, 무전공(자유전공) 입학 확대 등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현행 교육 체제는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으로 일명 6·3·3 학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6·3·3 학제를 개혁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통합하겠다는 내용이다. 개혁안 대로라면 초등 6년과 중등 6년 과정으로 개편된다.
교수회는 “현행처럼 중·고교가 분리돼 있는 체계에선 연속성을 가지고 학생 진로나 적성을 찾아주기 어렵다”면서 “성격과 인성이 형성되는 초등 6년 과정은 소양 교육에 집중하고 중등 6년 과정은 기초 교육과 적성 탐색을 위한 커리큘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고교가 중등학교 6년으로 통합되면 70년 넘게 유지된 6·3·3 학제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므로 교육계 중심으로 여러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교수회 측은 1년에 1회 시행되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년에 3회 혹은 4회로 늘려 대학 입시에 가장 높은 점수 혹은 점수 평균치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의 SAT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해 수험생의 입시 점수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능시험 중복 응시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 입장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입시 부담을 분산시켜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과 수험생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킨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그 때문에 수능 중복 응시안은 실제로 시행되기까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덧붙여 아직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무전공(자유전공) 입학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를 위해 학과 단위보다 넓은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 뒤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개혁안은 서울대교수회 중심으로 나온 의견이기 때문에 바로 입시 정책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교수회 측은 개혁안을 보다 세밀하게 다듬고 구체화 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 개혁안은 각 정당 대선 주자들에게도 전달해 공약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할 예정이다.
서울대교수회에는 서울대학교 교수 23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교수회가 교육 개혁 방안을 마련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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