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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죽음’ 개념으로 유명한 올랜도 패터슨 하버드대학교 교수의 ‘노예제와 사회적 죽음’이 출간됐다.
책은 그리스·로마, 중세 유럽, 중국, 이슬람 왕국들, 아프리카, 카리브해 섬들, 미국 남부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66개 사회의 역사에서 노예제의 내부 역학을 살핀다.
오늘날 경매에 부쳐져 최고의 낙찰가에 팔리는 프로 운동선수들과 역사 속 노예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프로 운동선수들은 재산처럼 사고팔 수 있고 감가상각이 발생하는 사유재산임에도 그들을 노예라고 부르지 않는다. 패터슨 교수에 의하면 노예와 프로선수와의 사이에는 두 가지 큰 차이가 있다.
노예는 노예에 대한 노예주의 절대적인 권력이 존재한다. 또 노예는 모든 순간에 드리워진 파멸의 감각 즉 사회적으로 죽은 존재 취급을 받는다.
책은 ‘재산으로서의 노예’라는 기존의 물질 중심 시각을 탈피해 그 시스템에 얽혀 있는 사회학적, 상징적, 이데올로기적 요소들을 살핀다.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이 책이 전 세계적 노예제의 맥락과 구조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노비제를 다룬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대규모 노비제가 19세기까지 1000년 이상 번성했으며, 수 세기 동안 한국의 노비 인구 비율은 19세기에 노예제 의존도가 최고조에 달했던 미국 남부의 노예 인구 비율보다도 높았다고 책은 언급한다.
책은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사라진 오늘날 우리에게 노예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우리가 새로운 형태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예제 아래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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