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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소비 부진은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이 뚜렷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소비 연평균 추세 증가율은 20012012년 3.5%에서 20132024년 1.9%로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소비 둔화 영향은 연평균 약 0.8%포인트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 증가율 하락폭(1.6%포인트)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이는 소비 부진이 일시적인 경기 침체 때문만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적 둔화 흐름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2025~2030년 민간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약 0.9%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으로, 이는 현재 1.9%보다 약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번 분석에서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생산연령인구·총인구 감소, 고령화에 따른 소비성향 하락, 정부 사회보장지출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 네 가지 경로로 구분했다.
우선 생산연령인구와 총인구 감소가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생산연령인구는 2012년 3734만명(전체 인구 비중 73.4%)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총인구도 2019년 5184만명에서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2035년까지 생산연령인구가 3190만명, 총인구는 508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노동 투입 감소로 이어지며 소득 창출 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총인구 감소는 곧바로 소비시장 규모 축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3~2024년 소비 증가율은 인구 감소 영향으로 평균 0.3%p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에 따른 소비성향 하락도 뚜렷하다. 전체 평균 소비성향은 20102012년 76.5%에서 20222024년 70.0%로 6.5%p 하락했다. 60세 이상이 될 경우 소비는 약 9%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55~69세 연령층 비중도 2010년 14%에서 2024년 23%로 확대돼 소비성향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사회보장지출 확대도 소비 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보건·사회복지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과거 민간에서 부담하던 보건·교육 지출이 정부 소비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의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역시 최근 소비 둔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과거에는 1인 가구 증가가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 요인으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저소득·고령층 중심으로 확산되며 소비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필수 소비 중심 지출 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2025~2030년 민간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약 0.9%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하고 구조적 소비 둔화 흐름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보고서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은퇴 이후 안정적인 상용 일자리 유지, 고령층 인적자본 활용 확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생애주기 전반의 소비 안정성 확보 등도 중장기적이 대응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구조개혁과 중장기 대응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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