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켈레 “독재자로 불러도 좋아”…범죄율 급감으로 지지율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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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엄단·대규모 테러범수용센터 등 주변국들 벤치마킹 대상
“민주·법치 수호자들, 인권 내세워 살인자 처벌 못하게 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3 17:38:21

▲ 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수도 산살바도르 국립극장에서 집권 2기 1주년 연설을 했다. 인권침해 논란 속에 80% 이상의 지지율이다. 그는 “독재자로 불러도 좋다”며 강경한 대(對)범죄 정책을 벌였고 최악의 치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연합뉴스

중미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43) 대통령의 행보가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그는 3년 넘게 진행된 ‘갱단과의 전쟁’ 성과에 대해 “날 독재자로 불러도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대통령실 보도자료와 엑스(X·옛 트위터)로 전날 밤 수도 산살바도르 국립극장에서 행한 부켈레 집권2기 1주년 연설이 소개됐다. “거리에서 죽어가는 국민들을 보느니 차라리 독재자로 불리길 원한다. 갱단 척결을 통해 사람들이 평화를 누리게 되길 바랄 뿐”이라는 게 요지다.

엘살바도르처럼 관광업 중심인 나라에겐 치안이 번영의 으뜸 조건이다. 2019년 대선때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된 당시 37세의 부켈레는 여대야소 국회의 지원을 업고 2022년 3월27일부터 3년 넘게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군·경에 강력한 치안활동을 주문해 왔다. 중남미 최대 수감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를 세워 반바지 차림의 수감자가 수천 명씩 이송되는 모습을 정부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수시 ‘생중계’해 주변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현지 치안 당국 자료를 보면 작년 발생한 살인 총 114건은 2023년 대비 26% 줄어든 수치다. 2019년 2398건에 비해선 엄청난 감소율이다. 다만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사람까지 자의적으로 구금할 수 있도록 한 조처 때문에 부켈레는 서방 언론과 인권 단체로부터 “인권침해에 앞장선다”고 비난 받기도 하지만 지지율이 고공행진이다. 부켈레 취임 이후 엘살바도르의 살인율은 2019년 10만 명당 35.8건에서 2024년 1.9건으로 급감했다. 범죄 카르텔 엄단이 핵심이었다.

여행 주의 등급도 몇 달 전부터 한국·일본·핀란드 수준에 올랐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그라피카(LPG)의 여론조사 업체인 ‘LPG 다토스가 지난달 12∼20일 18세 이상 1518명 대상으로 시행한 전화 설문 결과(95％ 신뢰수준에 ±2.6％p) 응답자 85.2%가 부켈레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가장 큰 성과로 공공안전 분야(88.5%)가 꼽혔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작년 12월31일까지 갱단원이라며 체포된 규모는 8만4260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630만 명 남짓)의 1.3% 정도다.

최근엔 미국에서 추방된 밀입국 범죄자들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대가를 받고 ‘위탁 수감’하기로 한 것에 국제사회의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부켈레는 전날 취임 2주년 연설에서 “(언론이나 사회단체가) 의미를 따지며 말로 논쟁할 때 우리는 결과 달성에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법치의 수호자라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인권의 이름으로 살인자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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