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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에 동의했다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기 소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 측 대표자들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문제와 관련해 길고도 생산적인 회의를 진행했다. 이스라엘 측에선 60일간의 휴전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에 동의했다”며 이렇게 하마스를 압박한 다음, 60일 휴전이 성사되면 그 사이 모든 당사자와 전쟁 종식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트럼프는 이어 “평화 달성을 돕고자 매우 열심히 노력해 온 카타르와 이집트에 이 최종 제안을 전달할 것이다. 중동을 위해 하마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심지어 “(하마스 입장은) 단지 악화될 것이다” 문구를 대문자로 반복해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문답을 나누다 질문을 받자 “(가자지구 휴전) 임박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주 내로 휴전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의 언급은 이란 핵 시설 폭격 결단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휴전이 성사된 이후에 나온 것이었으며, 이런 성과의 여세를 몰아 가자지구 휴전까지 중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로 풀이됐다. 이틀 후인 그달 29일 새벽 트루스소셜엔 “가자 문제 협상을 성사시켜라. 인질들을 데려오라”며 양측을 거듭 몰아붙인 글이 올라왔다.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다시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회담한다고 전해졌다. 2월 이후 두 번째인 이 자리에서 가자지구 휴전이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의 ‘네타냐후 구하기’ 또한 주목된다. 지난달 28일자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에서 비비 네타냐후에게 하고 있는 일은 끔찍하다. 비비를 놓아줘라, 그가 할 일이 많다”는 글을 올렸다. ‘비비’란 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이다. 개인비리 혐의자인 네타냐후에게 이스라엘이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것인데, 네타냐후를 ‘전쟁영웅’으로 칭하며 “미국과 협력해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는 대단한 일을 해낸 총리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하루 종일 법정에 앉아 있어야 되겠느냐”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네타냐후를 트럼프가 적극 두둔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러가지 의미심장한 것들이 파악된다. 트럼프 및 지지층이 2020년 미 대선 개표 부정을 의심하며 선거결과에 불복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낸 해외 정상이 네타냐후였다. 집권1기 때 네타냐후와의 긴밀한 관계가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였기에 트럼프 측 배신감은 매우 컸다. 이후 4년 내내 선거부정을 말해 온 트럼프로선 네타냐후에게 심히 감정이 상한 상태일 터이지만 그런 사감을 극복할 만큼 양국 간 전략적 이해가 완벽히 일치한다는 것을 최근 현실이 새삼 증명하고 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국내 정치적 곤경을 자신이 견뎌야 했던 것과 유사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통제 불능 검찰이 네타냐후에게 하는 일은 미친 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에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원한다”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세금 우대 입법 등이 필요했던 사업가들과의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카타르에서 6500만 달러(약 945억 원)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공조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이후 “‘위대한 영웅’을 사면해야 한다”며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일 여론몰이 중이다.
한편 무기 비축량이 너무 줄었다고 우려한 미 국방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방공미사일과 정밀탄약 선적을 중단했다는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1일 보도 역시 주목된다. 미국에게 이스라엘이 ‘0 순위’ 우방임을 보여주는 또 한 대목이다. 탄약 비축량을 점검한 결과 포탄·방공미사일·정밀탄약 총량이 줄었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주도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 주말에만 러시아 드론 477개와 미사일 60발이 키이우 등지에 발사되는 등 우크라이나가 힘겹게 방어 중이지만 미국에겐 단연 이스라엘이 먼저다.
그간 미국은 신속한 지원을 위해 국방부가 보유한 비축분을 우크라이나에 먼저 제공한 뒤 비축량을 채울 예산을 확보해 무기를 새로 구매하는 방식을 썼다. 우크라이나가 미 방산업체로부터 무기를 구매할 자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자금이 바이든 임기 끝 무렵에 전액 집행됐으며 이 때 마련된 무기는 나오자마자 우크라이나에 인도되곤 했다. 당국자를 인용한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전임 정부 시절 책정된 관련 예산이 아직 충분해 우크라이나를 몇 개월 더 지원할 수도 있었으나 트럼프정부가 그렇게 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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