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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대면조사를 이틀 앞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 형사 재판이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15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9차 공판에서 권영환 전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의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권 전 과장은 지난 공판에서 “계엄 선포를 검토하라는 지시조차 없었다”며 “실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반출 의혹과 관련해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의 증인신문도 진행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피고인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섰으며 이틀 앞으로 다가온 특검 조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수사 현안에 대해 침묵을 유지해왔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후로 대통령실 내 특정 참모들과 주고받은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7일, 계엄 선포 나흘 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의 통화 기록 삭제를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교사)를 받고 있다.
한덕수·김성훈 소환 조사…“공범인가 피해자인가” 진술 엇갈려
국무위원 일부 ‘배제’ 정황 주목…“심의권 방해한 직권남용” 추궁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검은 이날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차장은 공수처가 1월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을 당시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 삭제 지시 시점, 통화 대상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주 윤 전 대통령과 1차 대면조사 직후 국무회의 당시 상황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신속히 소환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에서 총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3일 오후 윤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했다. 그는 “사전에 계엄 선포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CCTV 영상에는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함께 계엄 문건을 검토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포문에 공동 서명한 뒤에도 문제 의식을 갖고 폐기를 요청했다는 해명을 내놨으나, 특검은 공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한 전 총리와 국무위원들의 진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직권남용 피해자라고 해도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면 별도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 ‘의도적으로 배제된 국무위원들’이 존재했다는 정황도 수사 대상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선포 직전 연락을 받고 청사로 향했지만 도착 전에 계엄이 선포됐고,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한 채 TV 보도로 계엄 사실을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들이 국무위원으로서 안건 심의 권한을 행사할 기회를 박탈당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2차 대면조사 일정은 5일 오전 9시로 확정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시각을 1시간 늦춰줄 것을 요청했으나 특검이 이를 거부하자, 원래 시각에 맞춰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한 전 총리 등으로부터 확보한 진술을 바탕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따져 물을 계획이다.
내란특검은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을 비롯해 비화폰 통화 목록에 포함된 전직 참모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행정관과 비서관들 중 상당수는 시민사회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법률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주요 부서 출신이다. 특검은 이들을 통해 계엄령 실행·은폐의 실무 정황까지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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