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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이 12·3 비상계엄 정당화를 위해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정황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의 국기문란 행위가 어디까지 번질지 그저 참담할 뿐이다.
지난달 30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내부 제보를 토대로 지난해 10월 북한 평양에 무인기가 침투해 대북전단을 뿌린 이른바 ‘2024년 평양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사건’이 우리 군(軍) 드론작전사령관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드론작전사령관이 영관급 중대장에게 무인기 작전을 직접 지시해 평양에 전단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또한 방첩사는 무인기 관련 보고서를 왜곡해 국회와 언론에 전달했고, 민·군 합동조사는 방첩사령관의 지시로 무산됐으며, 드론작전사령부 화재는 조직적 은폐를 위한 것이었다는 의심도 일고 있다.
‘평양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내란 진상조사단은 “지난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는 국가안보실이 드론작전사령부에 직접 지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 등도 관여했다는 다수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단 소속의 부승찬 의원은 북한 침투 무인기 공작을 주도한 기관으로 국가안보실이 지목되고 있고, 합동참모본부, 지상작전사령부, 그리고 방첩사령부 등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자료에서 지난해 10월19일 북한 당국이 ‘대한민국발(發) 무인기’라며 공개한 무인기의 형상이 드론사령부의 소형정찰무인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관련 의혹이 증폭되던 터였다.
이번 박 의원의 폭로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북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문구는 가히 충격적인 외환 범죄의 증거로 작용하고 있다.
‘평양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불러왔다. 지난해 10월 북한은 남측의 무인기 침투를 ‘군사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주권 사수, 안전 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 “전쟁이 터지면 대한민국은 멸살된다” “전쟁을 원하는데 기꺼이 끝내 줄 것”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 냈다. 또한 동해선과 경의선의 남북 연결 도로·철도 폭파에 나서는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다.
만약 북한이 남측을 응징하겠다며 군사적 대응에 나섰다면 우리도 맞대응했을 것이고, 전쟁까지는 아니어도 국지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당시 북한이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느라 두 개의 전선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천운”이라고 했다.
‘평양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사건은 윤 정권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장기 집권을 획책한 중대 범죄다. 국가와 국민을 배신한 반역 행위이며 분명한 외환죄다.
외환죄는 외부로부터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를 말한다. 처벌 수위 또한 여타 범죄 대비 최고 수준이다. 형법 제92조에는 외국과 통모해 대한민국에 대하여 전단을 열게 하거나 외국인과 통모해 대한민국에 항적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지난해 10월 12~13일 경 북한에서 한국이 보낸 무인기에 대한 발표가 있자 그 보도를 본 윤 전 대통령과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는 것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적국의 대응에 기뻐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는커녕 국가 존립은 안중에도 없이 적국을 끌어들여 장기 집권을 획책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박수치며 좋아했다는 사실에 공포마저 느껴진다.
윤 정권이 내란 음모를 넘어 외환죄까지 저질렀다는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내란특검은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의 외환 유도 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이는 그동안 계엄 모의와 내란음모 중심으로 진행되던 수사의 방향과 수위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수사 대상은 지난해 10월 비상계엄 명분 확보를 위해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는 등 무력 충돌을 유발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5일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출석하면 이를 집중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특검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책임자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양 무인기 침투는 ‘V’(당시 윤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는 장기 집권을 위해 대한민국을 전쟁의 불바다로 내몰려 한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내란특검은 윤 정권의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의 전모를 철저히 밝혀 내야 한다. 그리고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군사적 위기를 조장해 정권을 유지하려 한 의도된 반역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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