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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회복 지원금이 경기뿐 아니라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주부 한모(36) 씨는 3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며 정부의 민생 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해 추진 중인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계획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했다. 정부는 추경 예산 13조200억 원을 활용해서 모든 국민에게 민생 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소득과 지역에 따라서 15만~50만 원씩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소비쿠폰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중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지급받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대부분의 사용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유흥업종이나 사행업종은 기본적으로 제외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비쿠폰은 동시다발적으로 뿌려져야 단기간에 소비를 자극하고 경기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과감하고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소비진작과 소득지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쿠폰을 반기는 국민조차 높은 장바구니 물가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소비 쿠폰이 과연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올라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물가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추경 예산이 30조5000억 원에 달하면서, 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도 포함된 대규모 재정 투입이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재정학회 분석에 따르면 정부 부채가 1% 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상승할 수 있다. 재정 적자가 클수록 그 영향은 더 크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추경으로 인해 정부는 약 19조8000억 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국가 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300조 원을 넘어 1300조6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적자성 채무 비중은 71%를 넘어선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소비쿠폰 같은 현금성 지원은 물가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국가 채무를 늘리는 양날의 검”이라며 “채무 탕감 등보다는 생산적인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덕 경기도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지금 정부가 내놓은 10만~20만 원, 소비쿠폰 50만 원 정도로는 너무 미약하다”고 기억했다. 이 회장은 “과거 IMF 외환위기나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할 만한 여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소상공인들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당시처럼 단순히 돈을 풀어서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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