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논지, 부석사에 고려불상 복제품 제작용 3D데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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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국내반입 후 10여년 법적 공방 끝에 5월 “우호적 협의 하” 일본행
문화재 반환은 외교적 노력으로만 가능… 유네스코협약 소급 적용 불가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7 17:00:00

일본에서 도난당한 뒤 국내 반입됐던 고려�<font color='red'><b>척</b></font>� 금동관음보살좌상. 일본으로 반환되기에 앞서 부석사에서 25일부터 공개된다. [연합뉴스] — ▲일본에서 도난당한 뒤 국내 반입됐던 고려�척� 금동관음보살좌상(높이 50.55㎝, 무게 38.6㎏). 10년 넘게 소유권 법정 공방이 이어진 끝에 5월 일본 츠시마의 사찰 간논지(觀音寺)로 돌아갔다. 6일 부석사가 복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간논지 측에서 불상 3D데이터를 제공했다 . 연합뉴스

도난당한 고려 불상을 5월 한국에서 돌려받은 일본 츠시마섬 사찰이 6일 3차원(3D) 불상 데이터를 한국 부석사에 제공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츠시마섬 사찰 간논지(觀音寺)의 다나카 셋코 전 주지가 이날 부석사를 찾아 불상 데이터를 담은 저장매체(USB)를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에게 전달했다. 부석사 측이 복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3차원 스캔 협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부석사에선 복제품을 3개 만들어 하나는 처음 제작됐을 당시처럼 금동을 입혀 봉안하고 나머지 2점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등에서 소장 및 전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14세기 왜구에게 약탈된 불상을 2012년 한국인 절도단이 훔쳐 국내 밀반입한 이래 10년 넘게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2023년 10월 일정 기간 문제없이 점유했다면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는 ‘취득 시효’ 법리에 따라 간논지 소유권을 인정했으며, 부석사는 이 불상을 한동안 대여받아 100일간 법요를 치른 뒤 5월 일본 측에 인도했다.

1심 2심이 대립했으나 대법원에서 일본 민법상 20년 점유 시 소유권이 귀속된다는 일본 측 법을 존중해 관음사 소유를 인정하며 부석사 측 상고를 기각한 후 간논지와 부석사는 “우호적 협의 하의 이행”이라는 성명을 동시에 발표했다. 절도 및 국내을 “문화재 수탈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본 주장이 있었으나 국내외 법학자·문화재 전문가 다수가 이를 위험한 논리로 간주했다. 국제사회 시각은 더욱 냉정하다. 어떤 이유로도 절도가 정당화되지 않으며 문화재 반환 요구란 반드시 외교적·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 절도를 민족주의 정서로 용인했다간 영국·프랑스 등 세계적 문화유산을 약탈해 자국 박물관을 채운 나라들에겐 대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이집트와 영국 간 소송이나 프랑스 루브루 미술관의 다수 소장품이 나폴레옹 전쟁 시절 이탈리아 등지로부터의 약탈품이라는 것 또한 오랜 논쟁거리였으나 반환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현지에 있었다면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잘 보존·관리한 것이라고 반박되기도 한다. 1970년 유네스코 협약이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하지만 소급 적용은 못하게 돼 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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