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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마저 등 돌린 김범석 외줄경영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24 00:02:34
 ▲ 김도현 차장(산업부)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기업으로서 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결국엔 실패한 셈이다”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 대표의 말이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이디어 하나만을 믿어선 안 된다는 조언이었다. 제품화 돼 고객 앞에 내놓을 수 있느냐가 우선 전제돼야 하며, 제품화가 되고 반응이 좋더라도 이를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디어 하나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한 업체가 있다. 쿠팡이다. 지난 2010년 8월 모습을 드러낸 쿠팡은 ‘소셜커머스’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공동구매자를 모아 정상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 중개방식의 사업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저렴한 가격에 정상가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의 바람과 달리 서비스·제품 등의 질 또한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이후부터 속속 쿠팡은 기존 온라인쇼핑몰과 같은 형태로 변모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로켓배송과 쿠팡맨이다.
 
기존 업체들이 택배사들을 통해 판매 제품을 고객에 전달했던 것과 달리 쿠팡은 이른바 쿠팡맨이라 불리는 별도의 인원을 채용해 자체 배송시스템을 갖췄다. 빠른 시일 내에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잡음이 감지됐다. 쿠팡 측이 직원별 안전보상비를 차등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쿠팡맨들이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최대한 빨리 배송해야 하는 높은 업무강도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왔는데 너무하다는 취지였다.
 
상당기간 표류한 쿠팡과 쿠팡맨과의 갈등은 어제(23일) 일단락 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 6일 근무에 4000만원 이상, 최고 4500만원의 연봉을 약속한 것이다. 당초 쿠팡이 추진했던 직원평가도 다소 완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직원들 간 연봉을 차등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이었다. 쿠팡 직원들 역시 긍적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쿠팡 본사 안팎에서는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인건비부담을 걱정한 셈이었다. 애사심은 아니었다.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한 쿠팡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 새나왔다. 적자가 문제였다. 앞서 쿠팡맨 임금삭감 역시 적자를 원인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 쿠팡에서는 최근 본사이전을 두고도 잡음이 많았다. 쿠팡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신축건물 타워730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이곳의 임대료가 전에 있던 삼성동보다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쿠팡은 타워730 8층부터 26층까지 19개층을 사용하며 보증금 1000억원, 연 임대료 1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었다. 쿠팡의 미래를 본인의 미래라 여기고 매진해 온 그들이 계속되는 적자에 이탈까지 준비 중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비롯해 미국·일본 등에서 막대한 투자를 받은 쿠팡의 신화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새나온다. 내부 직원들의 입을 통해서.
 
분명 쿠팡의 아이디어는 기가 막혔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고객들의 니즈를 읽어냈으며 이를 기반삼아 1조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적자다. 고객의 사랑을 얻으며 성장한 쿠팡이 내부직원들의 불안과 염려를 받고 있다.
 
“기업으로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 실패나 다름없다”는 그 말. 쿠팡 성장과 투자유치의 주역 김범석 대표가 되새겨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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