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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26일(현지시간)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동(東)칼리만탄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반 대통령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 수도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의 북프나잠 파세르 군(Penajam Paser Utara)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Kutai Kartanegara)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부가 3년 간 심도 있게 연구했다”며 “신(新)수도는 국가의 정체성과 발전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보르네오섬은 세계에서 세 번째 큰 섬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세 나라 영토로 나뉘어 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 매장량과 오랑우탄의 주요 서식지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동 칼리만탄은 홍수, 쓰나미와 지진, 산불,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동서로 5000㎞에 걸쳐 1만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있고 수마트라, 자바, 보르네오, 술라웨시, 뉴기니 등 5개 큰 섬이 있다. 보르네오섬은 다른 섬들과 달리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지 않아 지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수도를 이전하면 해당 지역의 산업화가 뒤따를 것이다”라며 “자카르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와 금융 도시, 서비스의 중심지로 계속 개발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행정 기능은 새로운 수도에 두고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에 인구의 57%에 몰려 경제력 편중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수도 이전을 결정했다. BBC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 건물 급증으로 지반이 매년 평균 7.5㎝씩 내려앉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1970년 이후 무려 4m나 내려앉은 지역도 있다. 또 무분별한 지하수 추출의 영향으로 대다수의 지표수 자원이 오염됐으며, 폐수 중 4%만 처리되는 등 도시 과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평균 65억 달러(약 7조8825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 1단계에서 인구 150만 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며 이 중에는 20만 명의 공무원과 2만5000여명의 경찰과 군 병력이 포함된다.
신행정수도 건설비용은 약 330억 달러(40조원)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건설비용 가운데 대부분을 ‘민관협력 형태’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라 재원 마련이 신행정수도 계획 실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수도 이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민족으로 구성돼있는 나라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바인들에게 지배당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인들은 단 한 번도 자바인 외의 대통령을 선출한 적이 없다. 또한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부(富)는 자카르타에 집중돼있어 수도를 자바섬에서 보르네오섬으로 이전할 경우 정치적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1950년대 초대 수카르노 대통령 때부터 네덜란드 식민통치의 중심지였던 자카르타에서 수도를 옮기고자 했지만 번번이 실패해왔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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