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외국인 집주인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특히 국내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외국인은 중국인이었다. 작년 1~12월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 중 최다 외국인 국적자는 중국인으로 전체 1만3631건 중 약 71.8%인 9787명이었다.
점점 국내 중국인 집주인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함께 늘어가는 중국인 부동산 투기세력에 대한 우려와 중국인 집주인들이 내국인 세입자와 부동산 시장에서 빚는 충돌이 이곳저곳에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인 집주인이 한국인 세입자를 거부한다는 충격적 증언도 잇따른다.
대출규제 없는 외국은행 통해 자금 마련해 부동산 투기 가능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30일 “외국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구매해서 살지도 않으면서 보유하고 있다”며 외국인 부동산 투기 문제를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외국인 투기세’ 공약을 설명하면서 특히 국내 중국인 투기세력을 겨냥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우리 국민이 받는 규제를 받지도 않기 때문에 이중으로 문제가 많다”면서 “특정 외국인을 겨냥한 공약은 아니지만 투기세 부과 대상은 아무래도 중국인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SNS에선 특히 한국에서 부동산 구매를 위한 내국인들의 각종 대출은 규제를 받는 반면 외국인은 본국에서 자금을 조달 및 환전해 들어오면 별다른 규제 없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우리 정부·당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은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손쉽게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 국민들이 부동산가격 폭등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역차별 해소와 형평성 제고를 위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 규제 강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국내 주택 매입 시 까다로운 세금 규제도 피할 수 있다. 내국인은 세대별로 주택 수를 합산해서 양도세와 취득세가 중과되지만 국내에 살지 않는 ‘비거주 외국인’은 내국인과 달리 세대원이 파악되지 않아 1가구 2주택, 공동명의 여부를 구분할 수 없다. 또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허가 없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수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홍콩이나 캐나다·호주에서 중국인들이 주택을 마구 사들이며 집값이 폭등한 전례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인 부동산 투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국인에 비해 헐거운 규제로 인해 늘어가는 중국인 부동산 투기가 특히 두드러진 곳은 경기도였다. 지난달 18일 국토교통부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인들은 경기도에서 총 2222채를 매수했다. 비율로 따지면 외국인 매수 전체 2740여건 거래 중 약 8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높은 경기도 투자 비중은 도내 집값이 반등할만한 호재가 다수 있는 만큼 차익을 노린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주로 내놨다.
중국인 집주인, 한국인에 세입 거부하기도… 계약사항 위반도 비일비재
법원 자료처럼 중국인 부동산 투기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따른 역차별적 피해도 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중국인 집주인에게 세입을 거부당했다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pretending’이라는 필명의 시민은 지난해 7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이같은 피해 사례를 주장했다. 그는 회사 통근을 위해 구로디지털단지 일대에서 원룸을 구하던 중 만난 부동산 중개인에게 ‘우리는 동포들을 중개하는 업장이라며 한국 사람은 다른 부동산가서 찾아보라’는 말로 거부를 당했다며 황당함을 호소했다.
취재 결과 실제로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부동산 업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존재했다. A씨는 재중동포(조선족)들을 위한 한 정보 공유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구로 일대의 부동산을 알선하고 있었다. 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M커뮤니티는 중국에서 가장 큰 한글 기반 커뮤니티이며 또 가장 큰 해외동포 사이트다. 재중동포 등 한글 사용이 가능한 방문객이 대상이다.
A씨는 게시글에서 알선하는 부동산의 평수, 세대 옵션 등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하면서 “친절하게 상담해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또 출수(出售)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출수는 중국에서 부동산 등을 매매할 때 쓰는 용어다.
피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중국인 임대인들은 한국인 세입자들에게 약속된 계약사항을 지키지 않아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자영업자 B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중국인이 건물주인 상가건물에서 사업을 운영했다. 그는 임대차 계약 당시 중국인 건물주가 약속한 건물 수리 등 계약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자영업에 꿈이 있어 오랜 준비를 거쳐 창업했는데 계약한 상가에 들어오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당초 계약 때는 주차가 가능하다고 들었으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었고 점포 내부에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계약 사항에 있던 부분을 중국인 임대인이 지키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점포 내부의 바닥재가 벗겨지는 현상 등이 나타났으며 화장실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하자 사항이 있었다”며 “그냥 참고 넘어갈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수리를 요청했지만 사용하는 과정 중에서 낡아가는 부분이 있으니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집주인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건 B씨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세입자로 들어간 C씨는 “해당 건물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반반씩 보유한 주택인데 최초 임대차 계약을 할 당시에 이 점이 찜찜해 공인중개사에게 향후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문의했다”며 “한국인이 관리를 한다고 해서 믿고 입주했는데 보일러와 에어컨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피해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알고 봤더니 등기상 한국인으로 돼 있는 사람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이었고 그마저도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오랜 기간 불편을 겪었다”며 “우리나라에서 중국인 집에 세 들어 살다 보니 한국인으로써 자긍심도 위축되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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