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성장률 0.3%… 민간소비 늘어 역성장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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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대면활동 늘자 민간소비 0.5% 증가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5 14:14:48

▲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신승철(왼쪽)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올 1분기 경제성장률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민간 소비가 증가하면서 올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0.3% 성장했다.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고 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무역 적자 등에 순수출(수출-수입)은 전체 성장률을 0.1%p 깎아내렸다.

25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0.3%라고 발표했다. 다만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경기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이 지연되는 점 등을 반영해 조만간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보다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2%), 2021년 1분기(1.7%)·2분기(0.8%)·3분기(0.2%)·4분기(1.3%)에 이어 지난해 1분기(0.6%)·2분기(0.7%)·3분기(0.3%)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수출 급감과 함께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0.4%)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 민간 소비에 의지해 힘겹게 반등에 성공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여행·공연·관람 등 대면 활동이 늘어나 민간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건설 투자도 건물 건설 확대로 0.2% 늘었고, 정부 소비는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증가했다.

이에 반해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가 줄어 4.0%나 감소했다.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호조로 3.8%, 수입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5% 각각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 소비의 기여도는 0.3%p로 집계됐다. 그만큼 민간 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높였음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순수출은 성장률을 0.1%p 끌어내렸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결국 한국 경제 성장에도 타격을 준 것이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1차금속제품 등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제조업이 2.6% 상승했고, 건설업도 1.8% 늘었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1.3%)과 운수업(-3.1%)을 중심으로 0.2% 감소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과 농림어업도 각각 2.0%와 2.5%씩 뒷걸음쳤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늘어 증가율이 실질 GDP(0.3%)를 웃돌았다. 원유·천연가스 등 주요 수입품 가격 하락폭이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보다 커 교역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1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이룩했음에도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낮춰야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 국장은 “현재로서는 IT 경기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지연 등 때문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IT 부진도 완화되고 중국의 경제 회복 또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의 주요 변수와 관련 신 국장은 “외부 활동 정상화·해외여행 증가 등이 민간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달 20일까지 통관 수출은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나는 분위기가 건설 투자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줄지, 정부의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기조가 어느 정도 성장률에 기여할지 등도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해선 “현재 반도체 재고가 많은 상태라 삼성전자가 부득이하게 감산했는데 이 조치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제어하고, 재고가 줄어들면 반도체 경기가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잠재 수요는 여전히 많아 반도체 등 IT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문제와 관련해 신 국장은 “개인적으로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