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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과 공익신고자 김태우 강서구청장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각각 의원직·구청장직을 상실했다. 반면 조국·최강욱·윤미향 의원과 울산 선거개입 사건은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이들은 내년 총선 때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대법원은 김선교 의원 선거사무소의 회계 담당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선거법상 회계 책임자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제기했던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판결 결과 공익 신고자 김 구청장은 구청장직을 상실하게 됐다.
죄를 졌으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대법원 오경미 대법관은 김선교 의원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온 지 3개월 만에 판결을 선고했다. 속전속결이다. 알고 보니 오 대법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진보 판사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었다.
오 대법관은 김 의원뿐 아니라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써줬다는 사건도 작년 6월부터 맡고 있다. 하지만 여지껏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작년 5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이 나왔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오 대법관은 1년째 판결을 미루고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미뤄지면서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 의원이 속했던 법무법인에서 조 전 장관 아들이 인턴으로 일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만 가리면 되는 간단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기소에서 1심 판결까지 11개월, 2심 판결까지 1년4개월 끌었다. 결과는 1·2심 모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같았다. 하지만 사건은 대법원에서 ‘동면 상태’에 들어갔고, 최 의원은 시간을 조금만 더 끌면 의원 임기 4년을 다 채우게 된다. 오 대법관은 지금 재판을 하고 있나 정치를 하고 있나.
조국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은 판결이 나오기까지 3년 2개월이나 걸렸다.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은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도 당하지 않고 풀려났다. 감찰 무마 사건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으나 그 역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이들을 공익 신고한 김태우 구청장은 유죄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지만, 김 구청장이 폭로했던 문재인정부의 ‘권력형 비리’ 혐의자들에 대한 재판은 아직껏 2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이뿐 아니다. 문 정부가 야당 후보 표적 수사·여당 내 경쟁 후보 매수 등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20년 1월 검찰이 기소했지만 3년4개월째 1심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도 면죄부성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2년5개월이나 걸렸다. 이런 속도라면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내년 총선 때까지 의원직 유지가 확실시된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민주당이 김 구청장에 대해 “신속하게 판결을 선고해 달라”며 대법원에 요청하기까지 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한 내로남불이 있을까.
민사소송법 199조는 ‘2·3심은 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5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지연이란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판사는 법을 어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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