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스카이&땅
[스카이&땅] 포도 한 송이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9 06:36:03
▲ 일본 최고 명성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오사카점. 다카시마야 백화점 홈페이지
 
 
경영이념은 언제나 사람이 중심입니다. 창업 당시부터 고객 중심 서비스를 이 문구에 담아 실천해 왔으며, 지금은 전 지점의 모든 직원이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각자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란 고객·직원·지역, 넓게는 사회의 모든 사람을 의미합니다.”
 
일본 최고로 평가받는 다카시마야(高島屋) 백화점홈페이지에 소개된 경영철학이다. 백화점다운 상투적인 문구로 보이지만 1831년 창업 이래 꾸준히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 온 다카시마야는 이 분야 전설이 됐다. 창업주가 내세운 가치를 전 종업원이 줄기차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는 19863월 초 다카시마야 지하식품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남루한 복장의 40대 여성이 포도 매대 앞에서 울고 있었다. 여직원이 왜 우시냐고 물으니 여성은 저 포도를 사고 싶은데 돈이 2000엔밖에 없어 살 수가 없어서 그런다고 말했다. 포도 한 송이 가격표엔 ‘1만 엔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직 냉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라 제철이 아닌 포도는 귀하디귀한 것이었다.
 
여직원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가위를 들더니 포도송이를 5분의 1 잘라내 “2000엔어치라며 포장지에 곱게 꾸려 내놓았다. 포도송이는 일부를 잘라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여직원은 우리의 목표는 친절이라는 사훈과 손님을 빈부에 따라 차별하지 마라는 창업주 이다신치(飮田新七)의 유언대로 실천한 것이다. 포도값을 계산한 여인은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로부터 두 달 후인 514일 마이니치신문 독자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렸다.
 
우리에게 신만큼이나 큰 용기를 준 다카시마야 식품부 여직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치료 하던 11세의 여자 아이는 비록 죽었으나 마지막 소원인 포도를 먹었다. 그 아이는 백혈병 환자로서 더 이상 치료 해봤자 회생의 여지는 없었다. 포도를 먹고 싶다는 아이의 마지막 소원을 어머니는 가난해서 들어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소원을 다카시마야 여직원이 들어준 것이다.”
 
1000만 명의 독자를 가진 신문에 난 기사로 명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백화점은 그 후 포도 한 송이서비스 정신을 판매 매뉴얼에 넣고 사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요구에 충실하라는 방침이다. 최고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조정진 편집인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