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항암제가 대세"… 제약사 개발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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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공동연구·지분투자 통해 ADC 역량 확대
종근당도 네덜란드社와 기술도입 계약… 개발 경쟁 뛰어들어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7 14:31:52

▲ 잘 알려진 ADC 의약품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치산쿄의 항암제 엔허투(성분명 :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로이터 캡처

암환자 증가세에 항암제 시장이 더욱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마다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나 항체약물접합체인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암제는 항원·항체 면역반응을 이용해 표적만을 공격하는 단일클론항체와 강력한 암세포 살상능력을 가진 화학항암제가 결합해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다. 현재 출시된 항암제들 중에서 부작용이 낮고 치료 효과가 좋아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ADC 표적치료제는 항암제뿐 아니라 다른 질병 치료에서도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염증성 질환과 감염성 질환을 포함한 다른 여러 질병 치료에서 표적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보여 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표적 항원·항체 △약물의 약효 △링커 설계 △약물 대 항체 비율 △생체 내 분포 △세포독성 등 안정성과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들이 연구·개발(R&D) 중이다.

최초의 ADC 약물은 1980년대에 개발된 마이로탁(성분명 : 젬투주맙 오조가미신)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제로 2000년에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다. 이후에도 ADC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세월이 지나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치산쿄의 엔허투(성분명 :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만든 대박은 제약·바이오 기업들로 하여금 ADC 연구·개발에 더욱 관심을 갖게 했다. 2019년 12월 FDA 승인 후 2021년 매출액 4억2600만 달러(약 5537억 원)에서 지난해 12억3400만 달러(약 1조6040억 원)로 189.7%p 성장해 폭발적인 매출을 이뤘다.

가능성과 초대박의 현실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DC 연구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우선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미국 화이자는 ADC 연구 선두주자인 씨젠을 430억 달러(약 59조원)에 인수했다. 두 회사는 업계 최고의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DC 항암제 엔허투 개발로 노하우를 쌓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로부터 ADC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의 선두주자인 스위스 론자는 이달 초 네덜란드 시나픽스를 1억6000만 유로(약 2224억 원)에 인수했다. 시나픽스는 효능과 내약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ADC 기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론자는 자사가 가진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과 노하우에 ADC 개발에 필요한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을 포함한 R&D 역량과 ADC 기술 플랫폼을 추가하게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셀트리온은 다른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업과 지분투자로 ADC 신약 개발을 목표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피노바이오 △익수다 테라퓨틱스 △에이비프로 △지뉴브 △라니 테리퓨틱스와 공동연구 또는 지분투자로 R&D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와 지분투자 및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15개 부분에서 피노바이오가 가진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미국 에이비프로와 협업으로 2개 타깃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해에는 영국 ADC 개발 바이오 기업인익수다 테라퓨틱스에 대해 미래에셋과 함께 총 47.05%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역시 ADC 의약품 생산 능력과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바이오USA에 참석한 론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제5공장 조기 준공과 함께 “내년까지 ADC 전용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삼바는 최근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ADC 기술 기업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해 ADC 개발과 생산 역량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아라리스는 ADC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제약회사인 종근당은 얼마 전 론자에 인수된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2월에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시나픽스의 기술 3종의 사용 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에서 ADC 의약품은 400개 이상이 개발 중으로 이 중 200개 이상이 임상 단계에 있다. 일부 적응증에서는 벌써부터 경쟁에 직면해 있다. 차별화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앞으로 ADC 경쟁에 뛰어들기 전 우선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보인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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