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中 양국, 최근 상대국 언론인 추방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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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도 기자 4명 중 3명꼴 자격 취소… 印, 비자 갱신 중국 기자 1명 뿐
2020년 국경 충돌 후 양국 긴장 고조… 상대방에 대한 이해 저하 우려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8 00:03:00

▲ 지난해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새 정치국 상무위원회 개막식을 앞두고 언론인들이 취재에 여념이 없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인도와 중국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자국에서 상대방 국가 언론인을 서로 추방하고 있다고 미국 CNN이 7일 보도했다.

CNN은 이날 인도 언론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에서 취재중인 인도 주요 언론사 기자 4명 중 3명이 올해 4월 이후 중국 당국에 의해 취재 자격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인도 당국은 중국 당국에 인도 언론인들이 지속적으로 체류해 취재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양측이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언론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 언론인들은 인도에서 보도에 아무런 제한이나 어려움 없이 언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도에서 일하는 중국 언론인의 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측도 반박에 나섰다. 2017년부터 중국 관영 신화통신 뉴델리 지국에서 일하고 있는 후샤오밍 뉴델리 지국장은 “인도의 비자 정책으로 현재 유효한 비자를 가지고 일하는 기자는 단 한 명뿐”이라면서 “인도 정부가 인도에 너무 오래 머물렀다는 이유로 비자 갱신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인도 측이 자국 기자에 대해 부당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양국 언론인 퇴출과 관련한 질문에 “중국 측은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론인 숫자로 국가 간에 마찰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이 2020년 미국 내 중국 관영 언론사에서 일할 수 있는 중국 국적자의 수를 줄이자 중국은 “미국이 정치적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 내 외국 기자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주요 미국 언론사의 기자들을 추방하면서 반격했다. 양측은 또한 서로의 언론사에 비자 제한을 부과했다.

중국에 상주중인 외국 기자들의 수는 미국 기자 추방, 중국 당국의 호주 언론매체 기자들에 대한 위협, 점점 더 제한적이고 적대적인 언론 환경 속에서 비자 승인까지 지연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감소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2020년 악사이 친-라다크에서 인도와 중국 간 오랜 영토 분쟁이 충돌로 번진 후 양국 사이의 긴장은 계속 고조돼 왔다. 인도 국방장관은 4월 “중국이 기존 국경협정을 위반하고 양국 관계의 전체 기반을 침식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탁샤실라 연구소 중국학 연구원 마노즈 케왈라마니는 “최근 양국 간 상황은 양국 정부 간 신뢰가 완전히 사라진 결과”라면서 “인도 당국은 중국 기자들이 국영 언론 매체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국가에 이익을 주는 행위자’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과 인도 주요 언론사를 모두 포함하는 언론인 감소는 상대방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각국의 통찰력을 더욱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