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 구분… CEO는 총괄 책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금융일반

금융위·금감원,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발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2 13:56:27

▲ 2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사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금융사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영역을 사전에 구분·확정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관리가 소홀했다면 제재를 하고 역할에 충실했다면 면책을 부여할 는 계획이다.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내부통제 총괄 관리의무를 부여해 시스템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할 방침이다.

2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금융권 협회장 간담회를 갖고 위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제도개선 방안은 펀드 불완전판매·대규모 횡령 등 잇따른 금융사고에 대응해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추진돼 온 국정과제다. 작년 8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 및 금융사들의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금융사가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각 임원이 금융사고 방지 등 내부통제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이는 금융사 스스로 각자의 특성과 경영여건 변화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임원 개개인의 책임을 명확히 정함으로써 내부통제에 대한 임원들의 관심과 책임감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금융사 대표이사는 각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를 작성해야 한다. 금융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책임자를 특정함으로써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다.

책무구조도에 기재된 임원은 자신의 책임범위 내에서 내부통제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 기준의 적정성·임직원의 기준 준수 여부·기준의 작동 여부 등을 상시점검 하는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CEO는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서 전사적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하고 각 임원의 통제활동을 감독하는 총괄 관리의무가 부여된다. 회사 내에서 조직적이고 장기간·반복적 또는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적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한다.

당국은 기준 마련의무에 관리의무가 추가됨으로써 금융사 내부통제의 원활한 작동이 이뤄질 것이이라고 보고 있다.

평소에 상당한 주의를 다해 내부통제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임원은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사전에 예측·통제하기 어려운 불의의 금융사고로부터 담당 임원의 소신·판단·노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즉 이번 제도개선의 핵심은 임원제재에 있다기보다는 임원이 스스로 내부통제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이는 영국·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던 규제방식이다.

아울러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역할도 명확해진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에 관한 심의·의결사항 추가 및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상법상 이사의 내부통제 감시의무가 구체화됐다.

이사회의 감시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지배구조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금융위는 금융사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제도개선 내용을 구체화한 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내부통제 제도개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제도변화가 아닌 조직 전체 구성원의 인식과 가치관을 바꿈으로써 실질적인 행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의 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한 만큼 김 위원장은 각 금융권 협회장들과 금융사 최고경영진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새로운 제도 도입 및 준수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도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도 “책무구조도 작성·관리의무 이행 등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금융업권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한편경영진의 내부통제 강화 노력을 적극 인정하고 검사 및 제재의 예측가능성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협회장들은 이번 조치로 금융사들의 내부통제가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입법과정에서도 업계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제재·면책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소규모 금융사에 대한 특례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