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10개 중 9개꼴 대거 연장… 14조 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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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정대로 종료되는 조세지출은 6개(8.5%)에 불과
조세지출 종료율 하락하다가 지난해 13.5%로 늘어
감면액이 가장 큰 것은 면세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김준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7-30 07:32:50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 관련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금을 면제하거나 깎아 주는 비과세·감면이 10개 중 9개꼴로 무더기 연장돼 조세지출 종료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산·서민층, 농어민, 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덜어 주는 효과는 있지만, 국가재정에는 14조 원가량 부담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세법개정안’에서 올해 종료 예정인 비과세·감면 제도 71개 중 65개(91.5%)를 연장키로 했다.

이 중 기한만 연장하는 제도는 58개였으며, 구조를 재설계해 기한을 연장하는 제도는 7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0%를 웃도는 47개는 ‘적극적 관리대상’이었다. 정부가 분류하는 3단계(구조적 지출·잠재적 관리대상·적극적 관리대상) 가운데 대체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제도들이었다.

일몰이 미뤄진 조세지출 10개 중 7개는 정비가 필요한 대상이었지만 세제 혜택이 연장된 셈이다.

당초 예정대로 종료되는 조세지출은 6개(8.5%)에 불과했다. 조세지출 종료율은 2019년 20.6%·2020년 18.5%·2021년 10.5% 등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해 13.5%로 다소 늘었다. 강도 높은 비과세·감면 축소에 나섰던 2015∼2016년과 비교하면 조세지출 정비 비율은 더욱 낮은 편이다.

‘축소 재설계’까지 포함된 것이어서 기준이 다소 상이하지만 정비 비율은 2015년에는 26.3%, 2016년에는 28.0%를 각각 기록했다.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안 단계에서 한 자릿수대 비율로 낮아진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에 연장된 65건의 올해 감면액(전망)은 추정 곤란 항목을 제외하고도 13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2023년도 조세지출예산서’ 기준으로, 올해 전체 감면액 69조3000억 원의 20.0%에 해당하는 규모다. 즉 이번 조세지출 연장으로 내년에 14조 원가량 세수 증대가 어렵게 된 셈이다.

일몰이 연장된 제도 중 감면액이 가장 큰 것은 면세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다. 이것은 요식업자가 농산물을 구입할 때 일정 한도까지는 매입세액으로 간주하고 매출세액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영세 개인 음식점의 공제율 확대 특례를 3년 연장하기로 했는데 이 제도에 따른 조세 감면 전망치는 3조868억 원이다. 다만 음식점 법인과 제조업 등에 대한 공제까지 모두 포함돼 있어 영세 개인 음식점에 대한 감면액만 따지면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감면액이 큰 제도는 2조6566억 원 규모의 신용카드 사용액 세액공제다. 이것은 연간 매출액 10억 원 이하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등 매출에 대해 세액공제율(1.0→1.3%) 및 공제 한도(연 500만→1천만 원) 우대를 주는 제도다.

정부는 세액공제 대상 결제 수단을 추가해 제도를 재설계하고 적용 기한도 3년 연장키로 했다.

그 밖에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감면(2조3686억 원), 재활용 폐자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 특례(1조5374억 원) 등도 감면액이 컸다.

김준구 기자 jk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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