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분명 오늘인가요? 나는 오늘이라는 덫에 혹은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간신히 걸려 있는 건가요? 그래서 타인들로부터 살아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는 건가요? 너무 당연해서?
그런데 어제가 생각나지 않아요. 어제의 시간, 어제의 날씨, 어제의 내가 영 떠오르지 않아요. 지난밤을 관통하는 동안 나를 어딘가에 흘려 버린 것 같아요.
두려워요. 오늘이 다다를 내일이라는 곳. 어제도 모른 채 서성이고 있는데 제대로 바라본 적 없이 느껴 본 적 없이 내일이라고 말해 버릴 어느 하루가 큰 아가리를 향해 들어가는 것처럼
층층을 이룬다는 것.
갑자기 무거워졌어요. 무서워졌어요. 보이지 않게 내 앞과 뒤에서 포개지는 것들로 나는 숨이 막혀요. 맞아요. 그랬던 거군요. 짐승과 사람 사이에서, 내 어머니와 내 딸 사이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나는 곰팡이나 피지 않게 버티는 중이었군요.
슬프다는 것이 이토록 겹을 이루는 몸인 줄 몰랐어요.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란과 햄과 오이와 양배추를 사이사이에 넣고 흠, 흠 시치미를 떼면 되는 거죠?
샌드위치처럼 슬프게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
샌드위치처럼 슬프게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2022)/ 이향란
당연한 것을 의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교훈이 필요할까?
오늘이라는 이름의 덫에 걸린 나는
내일로 넘어갈 수 있을까?
오늘이 다다를 내일이라는 곳은 어디에 있는 걸까?
어제와 내일의 사이에 끼인 오늘처럼
오도 가도 못하는 오늘처럼
앞과 뒤에서 포개지는 것들로 나는 숨이 막힌다.
짐승과 사람 사이에서
본능과 초자아 사이에서
아픈 기억과 다가올 행복 사이에서 곰팡이 피지 않게
삶을 견디기.
샌드위치처럼 슬프게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
시치미 뚝 떼고.
슬프다는 것이 이토록 겹을 이루는 몸인 줄이야.
임요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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