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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장행례(壯行禮)', '외국 순방길에 나선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기자들 앞에서 “나는...'))
예전에 어느 대통령이 외국 순방길에 나섰다. 그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기자들 앞에서 “나는 오늘 장도(壯途)를 떠납니다”라고 해서 실소(失笑)를 자아낸 적이 있다. 장도라는 말은 “용감하게 떠나는 장한 길”이라는 뜻으로 남이 과거를 보러 가거나 큰일을 하러 갈 때 쓰는 말이다. 그러므로 본인이 떠나는 길을 장도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그 학교에서는 해마다 예비고사(학력고사·수학능력시험 등으로 바뀌었다)를 치르는 선배들에게 후배들이 찹쌀떡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요즘은 도끼처럼 생긴 떡(잘 찍으라고)을 선물한다고 한다. 이 행사를 주관하던 교무부장이 이 행사 이름을 뭐라 하면 좋겠느냐고 의견을 물어 왔다.
선배들이 ‘과거 시험에 준하는 시험’을 보러 가는 길이니 ‘장행례(壯行禮)’라고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더니 그대로 되었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근무하던 시절에는 항상 그렇게 불렀다. 형들이 용감하게 가서 시험 잘 보라고 하는 행사이니 ‘장행례’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사전에는 실리지 않았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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