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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골 끝자락에 자리한 경남 산청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웰니스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맑은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헬스케어산업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산골짜기를 따라 특별한 기운이 흘러 입시·취업·혼사를 앞둔 사람들이 좋은 기를 받으러 다녀가기도 한다.
국내 최대 한방테마파크 ‘동의보감촌’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은 국내 최대 한방테마파크로 2023산청항노화엑스포의 무대이다. 동의보감촌이 들어서기 전 이 땅은 고령토를 캐던 광산 자락이었다.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빈 터가 되어버린 땅을 산청군에서 한방테마파크로 변신시켰다.
118만㎡라는 거대한 규모의 동의보감촌에서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장소는 단연 한방기체험장이다. 아름다운 한옥 건축물이 가득한 이곳에는 세 개의 신비한 돌이 존재한다. 귀감석·석경·복석정이 그것이다. 모두 대한민국 4대 국새를 만든 세불 민홍규 전각장의 작품이다.
그중 귀감석은 기운을 담아두는 응기석으로 무게가 127t에 달한다. 이 바위에는 지구의 기운을 안으로 저장해두었다가 밖으로 뿜어내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 앞에 서 있거나 바위를 껴안는 것만으로 돌의 기운이 신체에 전달된다. 오링 테스트를 통해 귀감석의 기운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산청 문화해설사의 단골 메뉴다.
“어르신, 올해 제가 장가를 가겠습니까?”
“어디 보자, 어디 보자… 거북이 배 딱지에 ‘장가’ 글자를 새기고 불을 붙이면 쩍 하고 갈라지면서 ‘卜(복)’자의 팔이 하늘을 향하는구먼. 장가를 가겠네그려.”
잠시 중국 은허 시대 주술사가 갑골문자로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풍경을 재현해보았다.
귀감석 상단에는 한자로 天下龜鑑(천하귀감)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귀감 즉 거북거울은 ‘하늘의 계시에 따라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의미로 흔히 ‘본보기’를 뜻한다. 귀감석이 전달하는 좋은 기운을 제대로 받으려면 내가 그만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한편 천부경이 새겨진 석경도 하늘의 기운이 전해지는 곳으로 그 무게가 60t에 이른다.
복을 담는 그릇이란 뜻의 복석정은 솥 모양의 돌이다. 바위 위에 동전을 세우면 복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어 사람들이 수많은 동전을 두고 간다. 군은 이 동전을 수거해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걸으면서 힐링 ‘허준순례길’
허준 순례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걷는 트래킹 코스로 광활한 숲길을 걸으며 땅의 기운을 받을 수 있어 또 하나의 기체험장이라 할 만하다. 꽃사슴이 뛰노는 목장을 지나 구절초 정원으로 길이 이어지니 건강도 건강이지만 시각적인 즐거움이 꽤 크다.
약초관은 한옥의 외관을 딴 유리온실로 지리산 천왕봉과 황매산 모형을 중심으로 산청에 자생하는 다양한 토종 약초를 테마별로 심어 놓았다. 온실구조이므로 언제 방문해도 사계절 푸른 약초를 만날 수 있다.
무릉교라는 이름의 출렁다리는 무릉계곡에 설치된 길이 211m의 무주탑 현수교로 육각형의 구조물 70개를 터널처럼 연결해 조성했다.
육각형은 기체험장의 ‘귀감석’을 나타내는 동시에 빛의 상징이다. 태양이 쏘는 빛은 물론이고 황금의 빛이나 별빛도 육각형으로 표현되곤 한다. 인체에 가장 유익한 물의 분자 구조 역시 육각형이다. 무릉교는 왕산과 필봉산을 따라 흐르는 귀감석의 기운이 이 다리를 통해 순환되도록 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무릉교 옆에는 ‘초삼정’ 정자가 있어 지리산 산세를 즐기면서 지친 다리를 쉬어갈 만하다. 동의보감촌 안에는 초삼정을 위시해 총 12개의 정자가 있는데 전부 산청의 명의들이 이름 붙인 것이라 한다.
소멸된 가락국의 흔적
금서면의 전(傳)구형왕릉은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인 제10대 구형왕의 무덤이라고 전해진다. 무덤 이름 앞에 전 자가 붙는 것은 전해진다는 의미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피라미드 형태의 돌무덤으로 크고 작은 돌을 7층으로 쌓아 올렸다. 무덤가 앞으로 실개천이 졸졸 흘러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적하게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구형왕릉 가는 길 유의태가 마시고 병을 고쳤다고 하는 약수터가 자리 잡고 있다. 혹시 아는가. 이 약수 먹고 오래된 병이 나을지…. 산청은 땅과 하늘의 기운이 센 곳이니 물의 기운도 남다를 터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단성면 남사예담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된 곳이다. 한옥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곳으로 남사천 강돌과 황토를 이용해 2m 높이로 쌓아 올린 담이 예스러운 멋을 자아낸다. 남사예담촌이라는 이름도 남사천과 옛 담을 합성하여 지었다.
이곳에 마을이 들어선 것은 고려 시대의 일이다. 원래 250여 채의 한옥이 마을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는데 6·25전쟁을 거치면서 200여 채가 불타고 현재 50채 정도만 남았다. 1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이씨고가-최씨고가-사양정사-이동서당-이사재-이제개국공신교서비 순으로 둘러보면 된다.
남사예담촌에는 선비나무로 불리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가 있어 이곳을 대표하는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수령 300살의 두 나무는 서로에게 빛이 더 잘 들게 하려고 몸을 구부리며 자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부부회화나무라고 불린다. 또한 두 나무가 서로 얽히면서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만들어내는데 금슬 좋은 부부 눈에는 그 모양이 하트처럼 보인다고 한다.
또한 남사예담촌 안에는 잘 차린 한정식집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여러 곳 자리 잡고 있어 먹고 놀며 쉬어가기 좋으며 마을 뒤편 전망대에 오르면 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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