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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소액 간편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의 연체금이 9개월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 4.3배·하나은행 2.8배·국민은행 2.5배 등 순으로 늘어났다.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연체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비상금대출 연체잔액은 이달 기준 47억9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3억8800만 원)과 비교해 9개월 만에 100.7%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연체잔액은 9200만 원에서 4억200만 원으로 337.0% 급증했다. 하나은행은 4억3200만 원에서 12억3600만 원으로 186.1% 늘어났다.
KB국민은행은 9000만 원에서 3억2100만 원으로 256.7% 증가했고 NH농협은행은 12억7800만 원에서 24억7100만 원으로 93.3% 늘어났다. 우리은행만이 연체잔액을 4억9600만 원에서 3억6200만 원으로 27.0% 줄였다.
비상금대출은 50만~300만 원 소액을 간편하게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NH농협은행은 4월 연체잔액이 급증하자 ‘올원비상금대출’ 판매를 전격 중단한 상태다. 나머지 은행들은 비상금대출 상품을 여전히 취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고객의 통신등급을 활용해 비상금대출을 취급했고 우리은행도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은 서울보증보험 보험증권 발급이 가능한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한다.
금리는 일반신용대출(연 5.52~6.25%)보다 높은 편이다. 5대 은행이 윤영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은행 ‘우리 비상금대출’ 연 6.83~12.00% △하나은행 ‘하나원큐 비상금대출’ 연 6.00~10.07% △신한은행 ‘쏠편한 비상금대출’ 연 6.81~7.12% △KB국민은행 ‘KB비상금대출’ 연 6.44%~6.84% 순으로 최고 이율이 높았다.
대출잔액이 큰 만큼 비상금대출 연체 규모도 더 늘어날 수 있다. 5대 은행의 비상금대출 잔액은 현재 3637억8900만 원으로 작년 말(2732억8500만 원) 대비 33.1% 급증했다.
개별은행별로는 하나은행 1362억700만 원·NH농협은행 968억3200만 원·KB국민은행 538억3400만 원·우리은행 437억6900만 원·신한은행 331억4700만 원 순으로 많다.
특히 하나은행은 유명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으로 비상금대출 홍보·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의 비상금대출 신규취급액은 3791억6800만 원으로 5대 은행 전체 신규취급액(5847억1600만 원)의 64.8%를 차지한다. 하나은행에서 신규로 비상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도 13만1683명으로 나머지 4개 은행을 합친 것(12만7944명)보다 많았다.
윤영덕 의원은 “간편하고 편리한 소액 고금리 상품인 비상금대출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우려되는 만큼 은행들은 연체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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