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은행 빨간불… 4대 은행 NPL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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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NPL 1조7440억 원 증가… 자산 건전성 우려 증가
고금리·무역 갈등 등으로 한계 기업 비율 증가 위험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7 10:56:27

은행권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지면서 위험 신호가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부채 상환이 어려운 기업과 개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개한 팩트북에 따르면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은 1분기 말 총 12조615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1270억 원) 대비 27.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NPL은 2024년 2분기 말 10조4800억 원으로 역대 최초로 10조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1분기에만 1조7440억 원이 증가했다.

NPL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채무자가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기관 자산으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며 NPL이 많을 수록 금융기관의 자산건정성이 악화된다.

1분기 말 기준으로 가계·기업 전체 NPL 비율 또한 단순 평균 기준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기업 NPL 비중은 0.56%로 2019년 3분기(0.57%)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상승폭 역시 0.12%p 증가하면 2015년 4분기(0.13%p)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또한 전체 NPL 비중이 3달 사이에 0.23%에서 0.32%로 0.09% 오르면서 2020년 4분기(0.32%) 이후 가장 높았다. 상승폭은 2013년 3분기(0.09%) 이래 최대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부실 정도가 은행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상환 한계 기업과 가계가 늘어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한계 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은 기업) 비율은 19.5%로 미국(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계 기업 비율은 2016년 기준 7.2%에서 8년 동안 2.7배 증가했다.

조사 시점인 2024년 3분기 이후 고금리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적 환경이 더욱 악화된 것을 고려했을 때 한계 기업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 또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분할 상환과 이자 감면 등을 통해 차주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개인사업자 119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구조조정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NH농협은행은 핵심성과지표 제도 등을 통해 연체 초기 단계부터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부실 우려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보다 엄격하게 대출을 심사하고 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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