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지 않다… 영화 ‘1/4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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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유전자는 99.9% 일치
‘1/4의 기적’ 출연한 야마모토 카츠코 인터뷰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8 09:22:56

▲ 누구하고도 말을 하지 않던 다이는 키코짱을 만나면서 세상으로 한 발 한 발 다가섰다. 임유이 기자

일본 영화 ‘1/4의 기적’(2007) 상영회가 14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HDC아이파크타워 3층에서 있었다. 이리에 후미코 감독, 야마모토 카츠코 출연의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제는 분명하다.

‘태어났다는 것은 소중한 것!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라!’

영화는 태아의 심장이 뛰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키코짱’이라는 애칭의 야마모토 카츠코는 특수학교 교사다.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아이들을 접한다.

‘다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던 이 아이는 키코짱을 만나면서 세상으로 한 발 한 발 다가선다. 그리고 마음을 열고 자기가 바라본 세상을 짤막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시였다.

“나뭇잎도 돌멩이도 거기 있기만 해도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것이 ‘있다’라는 것일까?”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화되는 ‘존재의 신비’를 깨우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비장애인으로 분류되는 일반인도 쉽게 깨닫기 어려운 놀라운 발견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출연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유전자 혁명’의 저자인 무라카미 카즈오(1936~2021) 교수에 의하면 유전적 질환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똑같이 1/4의 분포를 보인다고 한다. 나머지 2/4도 발현되지 않았을 뿐 유전적 질환 보유자이다.

인간의 60조 개 세포 속에는 DNA라고 하는 유전자 칩이 들어 있어 막대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이 유전자 칩의 내용은 천재든 바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99.9%가 똑같다고 한다. 천재와 바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기준은 단 0.1%의 차이이다.

인간만 그런 게 아니라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심지어 세균마저 동일한 생명현상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무라카미 교수는 이 동일한 생명의 기원을 ‘썸씽 그레이트’라고 명명했다. 너와 나는 하나라는 것! 이것을 알면 천재든 바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차별 없이 바라보게 된다.

▲ ‘1/4의 기적’ 상영회에는 야마모토 카츠코의 일본 팬 30여 명을 포함 70여 명이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마야출판사

2021년 죽음을 앞둔 어느 날 무라카미 교수는 야마모토 카츠코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다.

“카츠코 짱이 나의 모든 것을 사용해서 썸씽 그레이트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전달해줄 수 있겠어? 비장애인이야말로 장애인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고 말이야.”

그 결과물이 지난해 한국에 소개된 우화 소설 ‘리트’(마야출판사)이다. ‘리트’는 귀가 나비처럼 팔랑거리는 빠삐용 견종으로 ‘리틀프린스’의 약칭이다, 이 책은 작은 개 리트의 모험을 통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 주최 측은 감사의 뜻으로 ‘리트’의 얼굴을 닮은 빵을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임유이 기자

야마모토 카츠코가 직접 그림까지 그려 넣어 완성한 이 책은 미국·프랑스·독일어판으로 출간되어 세계인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번 ‘1/4의 기적’ 상영회에는 야마모토 카츠코의 일본 팬 30여 명을 포함, 70여 명이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주최 측은 감사의 뜻으로 ‘리트’의 얼굴을 닮은 빵을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야마모토는 이날 인터뷰에서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하고 당신이 슬프면 저도 슬픕니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나라가 다르고 인종과 문화가 달라도 모든 사람들은 같은 것을 느낍니다. 어느 누구든 의미 없는 삶은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세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