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한전 발행채 급증… 단기자금시장 금리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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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등 시기적 특수성 여파… 부담 크진 않지만 시장 분위기 경색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0 11:08:03

최근 은행채와 한전채 발행이 늘면서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등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자금 조달 수요가 큰 추석 연휴와 분기 말을 앞둔 계절적 특수성이 겹친데다 시장에서 초우량물로 분류되는 은행채·한전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경색되고 있다.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들은 8월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은행채를 순발행했다. 9월 들어서도 은행권은 3조 원 이상 순발행 기조를 유지 중이다.

강원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이 터지면서 작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채는 5월 한 달을 빼면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8월부터는 반대로 상환보다 발행이 많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늘어난데다 2022년 말 고금리 조건에서 유치한 예금 만기가 돌아오는 등 은행의 자금조달 수요가 증가해 채권 발행 규모가 늘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은행채 발행 물량이 늘자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올 4월 연 3.8%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18일엔 4.485%로 반등했다.

은행채가 순발행으로 전환한 가운데 11일 한국전력공사가 3개월 만에 채권 발행을 재개하자 은행채·한전채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작년 한전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채권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일반 회사채 수요를 잡아먹는 구축 효과가 발생해 채권 시장이 혼란에 빠진 바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한전채 발행량은 11조9900억 원을 기록 중다.

한전채가 과도하게 발행된 작년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한전채는 일반공기업 회사채 전체 발행량의 17.35%에 달해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한전채 발행 잔액을 살펴보면 19일 기준 68조4500억 원으로 전년(51조1600억 원)과 대비 24.09% 늘었다.

한전채와 은행채는 일반 회사채와 비교해 신용도가 월등히 높다. 결국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 수준이 비슷하다면 한전채·은행채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최근 회사채와 한전채 간 금리 차이마저 줄어들고 있어 한전채 쏠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19일 기준 한전채 3년물 금리는 4.389%·신용등급이 AA-인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641%를 기록했다. 연초 59.3bp(1bp=0.01%포인트)에 달했던 금리 차이가 25.2bp까지 좁혀졌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기업어음(CP) 금리가 최근 3.79%·4.02%까지 오른 점도 은행채·한전채 발행 증가 리스크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CD와 CP 금리는 은행과 기업이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자금 조달 여건이 이전보다 악화됐음을 뜻한다.

물론 최근 회사채 발행량이 줄어든 만큼 은행채와 한전채가 회사채 시장에 주는 물량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은행채와 한전채가 약세 발행되고 있어 채권 시장이 일부 경색되는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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