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분쟁 후폭풍… 폴란드 “우크라 무기 지원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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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농산물 수입금지 유지 둘러싸고 양국 갈등 고조
우크라 “폴란드에 감정을 자제해주기를 바란다” 촉구.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1 15:28:17

▲ 지난 6월 폴란드 동부 도로후스크 지역 농민들이 트랙터로 길을 막고 우크라이나산 농작물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인접국이다. 게다가 폴란드는 침공을 자행한 러시아와 관계가 좋지 않다. 이런 연유 때문에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무기를 보내는데 앞장서 오는 등 훈련지 제공 등 많은 편의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농산물 분쟁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폴란드는 더 현대적인 무기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또한 우크라이나가 농산물 분쟁을 확대할 경우 수입 금지 대상 우크라이나산 품목을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앞서 이날 농산물 분쟁과 관련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농산물 수입을 둘러싼 “정치 극장판”은 러시아를 돕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성명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농산물 수입과 관련해) 일부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가장했다고 말한 데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폴란드에 감정은 자제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또한 자국 대사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을 폴란드 측에 설명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강력한 동맹 관계를 이어왔으나 최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갈등 양상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등 농산물 수출에 차질을 빚어온 우크라이나는 육로와 다뉴브강 수로 등을 통해 인접 유럽 국가로 수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유입으로 동유럽에서 가격 폭락 등 부작용이 생겼고 이에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폴란드·불가리아·헝가리·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 5개국에서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입해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경유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EU는 4개월 만인 15일 이들 5개국의 시장 왜곡 현상이 해소됐다며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다음 날부터 해제했다. 그러나 폴란드· 헝가리·슬로바키아는 EU의 결정에도 자국 농민을 보호하겠다며 금수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들 3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폴란드에서는 내달 총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이 민감한 문제다. 집권당인 우파 법과정의당(PiS)은 농촌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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