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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했다. 4박6일의 방미 일정에서 윤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바로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폭풍 외교’였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무려 41개국과 양자회담을 비롯해 모두 48개 나라 정상 등과 직접 만나 경제협력을 논하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행군을 벌이면서 외교 총력전을 이어간 것은 그만큼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11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회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각 회원국의 한 표가 새삼 중요한 상황이다.
유엔총회는 193개 회원국 정상이 참여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그러므로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BIE 총회 회원국 정상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구 약 3만 명의 작은 나라 산마리노 정상과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산마리노 역시 BIE 회원국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행보다.
20일(현지시간)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상당 부분을 2030부산엑스포에 할애하며 부산이 개최지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엑스포’를 총 14회 언급하면서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개최지 선정에 결정타를 치겠다는 열정으로 임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부산이 6·25 전쟁 당시 공산세력을 막아낸 ‘자유의 마지막 보루’에서 전후에는 ‘세계 제2의 환적항’으로 발돋움한 ‘한강의 기적’을 이끈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의 역사성·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우리의 위기 극복 경험을 토대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고 천명한 것은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이라는 이번 유엔총회 주제와도 절묘하게 부합했다.
또 부산엑스포가 지향하는 가치가 유엔이 추구하는 가치와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 등 다른 경쟁국과 차별화되는 점을 부각했다. ‘자유·평화·번영’ 등 부산엑스포가 지향하는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 등 경쟁국과 비교되도록 한 것이다.
올해 1월 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한민국 영업사원’임을 자처하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해외 순방에 나설 때마다 ‘세일즈 외교’에 나선 것도 친기업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대통령 한 사람 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재계 주요 기업들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그 성과가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석 연휴 해외 ‘현장 경영’을 펼치면서 부산엑스포 지원 활동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고, SK그룹의 경우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올해는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기로 했다.
의아스러운 것은 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는 외교적 노력과 성과가 국내에서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점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현지 브리핑에서 밝힌 것처럼 “(대통령이) 양자회담 외교사에 전례가 없는 강행군”을 소화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에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해 국민과 여론도 관심을 갖고 큰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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