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º
습도 90%
수원 12º
습도 85%
대전 14º
습도 85%
)
국회가 중국 정부에 탈북인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가 상황이 반전하면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표결에 참여한 의원 중 7명의 기권표가 나온 것은 도대체 어떤 명분에 따른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에서 우리가 중국 정부에 요구한 것은 3가지다. 첫째 북한 이탈 주민의 강제 북송을 즉각 중단하라는 것, 둘째 북한 이탈 주민을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것, 셋째 이들이 대한민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하도록 최대한 협조하라는 것이다.
또 국제기구에도 탈북인의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고, 우리 정부에는 탈북인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모처럼 국회에서 여야가 초당적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은 인권이라는 보편적 절대 가치 앞에서 다른 명분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탈북인은 헌법상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따라서 중국이 탈북인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야만적 행태에 우리는 침묵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우리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실현시켜야 할 책무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데 일부 의원은 어떻게 탈북인을 강제 북송하는 중국에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는 대신 ‘기권’이라는 침묵을 선택할 수 있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과 중국 눈치 보기’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겠는가.
기권표를 낸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윤미향(무소속)을 비롯해 강성희(진보당)·강은미(정의당), 그리고 김정호·민형배·백혜련·신정훈(이상 민주당) 등이다. 이 중 백혜련·신정훈 의원은 “전자투표기 오류였다”며 뒤늦게 결의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과정이 어쩐지 석연찮다. 한편으론 북한·중국을, 다른 한편으론 우리 국민 여론을 놓고 저울질하며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던 게 사실이다.
국제 사회는 진작부터 이 문제를 중요 이슈로 다뤄 왔다. 올해 9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자유진영 의회연합체인 ‘IPAC(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 정상회의는 ‘2023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중국의 탈북인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이행 결의를 선포한 바 있다.
국제 사회가 나서는 이슈에 대해서도 기권표 뒤에 숨은 야당 의원들은 과연 스스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야당이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민주주의’ ‘인권’ 등의 깃발은 어디로 감췄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위안부 할머니들 후원금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미향 의원은 지금껏 ‘인권’을 위한다며 활동해 온 인물이 아니던가.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탈북인 국내 입국자 총 누적 인원은 3만4021명이다. 남녀의 비율을 보면 남성 9536명·여성 2만4485명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탈출을 감행하지만 중국에서는 노동력 착취와 폭력, 특히 여성의 경우 인신매매·성매매·강제결혼 등의 고난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는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라고 한다. 이들이 ‘난민’ 신분으로 그에 걸맞은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중국에 탈북인 의사 존중 등 인권이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며 국제사회와 협조를 강화함으로써 강제 북송 저지에 실천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2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