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최저임금…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도 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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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구분 적용 두고 대립… 법정 시한 내 통과 사실상 불발
최저임금 고시 시한 8월5일… 실질적 데드라인은 7월 중순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6 12:39:53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후에 열린 최저임금 제5차 전원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의 의견 차이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최저임금 수준의 경우 최초 제시안 또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재적인원 27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가장 큰 화두였다. 사용자 측에서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넘는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과 소규모 사업장들이 현재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불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자 측은 최저임금 구분 적용은 저임금 노동자 임금을 사회적 최저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생활을 보장하는 최저임금의 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은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시작할 때부터 노사의 의견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사안이었다. 다섯 차례의 전원회의에서 양측이 같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가 의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인 27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6월27일 6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도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최초 제시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용자 측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으며 노동자 측은 물가 상승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기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제까지 법정 심의기한 내에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9번뿐이다.

2022년 진행된 2023년 적용 최저임금의 경우 기한 내에 표결을 통해 결정됐으나 당시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전원이 퇴장했고 민주노총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즉각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결정 후에도 장외 신경전이 이어졌다.

2024년 적용 최저임금의 경우 2023년 7월19일 15차 회의에서야 결정됐으며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표결로 정해진 바 있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7번의 최저임금 결정에서 합의로 결정된 것은 7번에 그쳤다”며 “가능하면 중요한 결정 사항이 표결이 아닌 합의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노사의 의견이 어느 때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기한 내 합의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8월5일로 중간에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 심의를 마쳐야 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