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라고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이 별로 없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데다 흥행면에서는 대성공을 이루고 있다. 최고의 리그다. 잉글랜드는 그렇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기에 ‘우물안의 개구리’라고 조롱받기도 했다.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22번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정상에 선 것은 자국에서 열린 1966월드컵 대회 딱 한번 뿐이었다. 또 유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이제까지 16번이나 개최됐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한번도 없다.
이랬던 FIFA 랭킹 5위 잉글랜드가 11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유로2024 4강전에서 네덜란드(7위)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다. 잉글랜드는 처음으로 본선에 나선 1968년 이탈리아 유로대회부터 11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2021년에 열린 유로 2020에서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유로 2020에서는 이탈리아에 패해 우승을 놓쳤다.
이번 대회 결승 상대는 우승 후보 프랑스를 제압하고 올라온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두 팀의 마지막 일전은 15일 오전 4시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킥오프한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8년째 이끄는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모여 개막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정작 경기력이 시원치 않았다.
조별리그 C조에서 1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지만 3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쳐 자국 팬, 축구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토너먼트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은 보이지 못했지만 선제 실점으로 끌려가면서도 승부를 뒤집는 끈질긴 축구를 선보이며 결승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16강, 8강에 이어 이날 네덜란드와 4강전에서도 잉글랜드는 상대에 선제골을 내줬다. 잉글랜드 전반 7분 사비 시몬스에게 선제골을 빼앗겼으나 9분 뒤 특급 스트라이커 케인의 활약 덕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케인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하던 중 둠프리스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1-1 팽팽한 균형이 지속된 가운데 양 팀은 공격적인 축구로 맞붙었다. 후반 20분 네덜란드 중앙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의 득점 기회를 조던 픽포드 골키퍼(에버튼)가 막아냈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후반 35분 필 포든과 해리 케인을 빼고 콜 파머(첼시)와 올리 왓킨스(아스턴 빌라)를 교체 투입했다. 이 교체카드는 어시스트와 결승골을 뽑아낸 ‘신의 한 수’였다. 왓킨스는 올 시즌 EPL에서 19골 1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후반 4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파머로부터 공을 받은 왓킨스는 등을 진 채 터닝 슛으로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차 버저 비터성 결승골로 연결시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놀라운 밤을 선사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라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날 네덜란드전 승리가 자신의 축구 지도자 경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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