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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등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료계·정부 갈등 해소를 위해 출범한 여·의·정 협의체가 20일 만에 ‘올스톱’됐다. 협의체를 주도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절충안을 급히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2일 국회에서 한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장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며 “협의체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고 잠깐 휴지기를 갖고 다시 좋은 논의를 계속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1일 협의체 전체회의 후 “더 이상의 협의가 의미 없고 정부·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당·정과 대한의학회·KAMC가 참여한 협의체는 지난달 11일 출범했다. 야당과 전공의 단체는 불참했다. 협의체는 1일까지 4차례의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의료계 갈등 수습 방안을 논의했으나 핵심 이슈였던 의대 정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제한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학교 측에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한 선발 제한권 부여 △모집 요강 내에서 선발 인원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을 제안했다.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해선 증원 유예를 요구했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의료계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에서 논의하자고 했다.
의료계의 협의체 불참 선언은 한 대표 발언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강력히 지원·지지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의대 정원 축소를 주장해왔다.
정치권에 의하면 국민의힘은 1일 협의체 회의에서 정부에 절충안을 내놨다. 당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0명으로 하고 2027학년도부터는 추계위를 통해 총량을 설정한 뒤 증원해 나가자”고 했다. 정부·의료계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는 대화 여지는 남겼다. 이 회장은 “6일 수능 성적 발표 전까지 정부가 의대 정원에 대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더 이상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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