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버스터미널 살릴 수 있나… 규제 완화 위기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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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약 30곳 문 닫아… 입점 가능 시설 확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5 14:20:00

▲ 상봉터미널 건물 외부에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승객 감소와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버스터미널 업계의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다. 이번 조치는 터미널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편의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는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버스터미널 등 도시계획시설에 입주할 수 있는 편익시설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버스터미널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의 버스터미널은 음식점‧카페‧약국 등 일부 업종만 입점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택배센터‧동물병원‧영화관‧헬스클럽‧창고‧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터미널 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 창출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국토부는 “사회 변화에 발맞춰 접근성이 뛰어난 도시계획시설에 과감히 규제를 완화했다”고 전했다.

편익시설의 입점은 터미널의 본래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진다. 주거용 시설이나 과도한 상업시설은 허용되지 않고 안전 우려가 있는 시설도 제한된다. 그러나 물류창고나 데이터센터처럼 터미널의 운영과 지역 주민 편의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시설은 적극 장려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이용객 수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버스터미널은 주요 수익원인 승차권 판매 수수료와 상가 임대료가 급감하면서 경영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작년엔 서울 상봉터미널‧경기도 성남터미널 등이 폐업했고 올해 초에는 송탄터미널도 문을 닫았다.

버스터미널업계 관계자는 “전국 300여 개 터미널 중 최근 6년간 약 30곳이 문을 닫았다”며 “이번 규제 완화가 업계의 경영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마켓컬리 같은 새벽배송 업체가 터미널 내 택배센터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물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유동 인구가 많은 대도시 터미널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 중소도시나 군 단위 터미널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터미널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방 터미널의 경우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거나 대중교통과 연계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입법 개정으로 버스터미널이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시설 규제 완화가 터미널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터미널 업계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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